매년 5월 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기간이 다가오면 자산가들은 불안하다. 연간 4,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고기간(5월1일~5월31일)까지는 한달여 정도 밖에 남지 않아 그동안 절세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 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올해는 어쩔 수 없다지만 내년 이후를 바라본다면 지금이라도 분리과세가 가능한 채권이나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특히 장기채권이나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는 분리과세가 가능하고 낮은 세율을 적용 받을 수 있어 효과적인 절세방안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기채권 절세효과 커=2004년 이후 만기가 10년 이상으로 발행된 장기채권(2003년 이전발행은 만기 5년 이상)은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다. 장기채를 만기까지 가지고 갈 필요는 없다. 만기조건을 충족하는 채권을 보유한 기간동안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분리과세 된다. 특히 이들 장기채는 아파트를 살 때 매입해야 하는 국민주택채권 등 국공채들이 대부분으로 투자위험이 거의 없는데다 실질이자가 아닌 표면금리(이자율)에 대해서만 과세돼 절세효과가 큰 것이 장점이다. 가령 국민주택2종의 경우 현재 세후 실질이자율은 연 4.5~4.6% 정도인데 채권에 표기된 3%의 표면금리에 대해서만 세금이 부과된다. 장기채권의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세율은 33%다. 이는 4,000만원 이상의 금융소득에 대한 종합과세 세율(28.6%)보다는 높고 8,000만원 이상에 대한 최고 종합과세 세율(38.5%)보다는 낮다. 따라서 장기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소득이 8,000만원을 넘지 않는 자산가라면 장기채권에 대해 먼저 분리과세를 적용받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세율(장기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이자소득세 15.8%, 4,000만~8,000만원인 경우는 종합과세 세율 28.6%)을 적용받는 게 유리하다. 장기채권을 제외한 나머지 금융소득이 8,000만원을 넘더라도 장기채권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신청을 하는 게 좋다. 나머지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최고 종합과세 세율(38.5%)을 적용받더라도 장기채권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33%의 세금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고영준 삼성증권 과장은 “장기채권은 분리과세가 가능하고 실질 이자소득이 많아도 표면금리에만 과세돼 수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장기채 투자는 늘리고 다른 금융소득 비중은 줄이는 게 효과적인 분산투자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성증권은 국민주택2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동양종금증권은 국민주택1종(만기 2008년2월) 및 국민주택 2종(만기 2016년 11월), 서울도시철도채권 등을 판매하고 있다.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 낮은 세율이 이점=증권사, 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내놓고 있는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하이일드펀드)’는 장기채권과 달리 2009년말까지 한시적으로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1년 이상 투자해야 하고 1인당 1억원까지만 분리과세 되며 6.4%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다만 지금 고수익 고위험 펀드에 가입해 2009년 12월에 환매한 후 다시 해를 넘기기 전(2009년12월31일)에 재가입할 경우 이후 3년동안 분리과세가 한 차례 연장돼 최장 5년9개월동안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세율이 낮은 만큼 수익률은 올라간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등 정상 이자소득세율은 15.4%다. 가령 연 수익률이 6%인 일반 채권형 상품에 넣을 경우 600만원의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은 92만4,000원(600만원x15.4%)이지만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의 경우 세금은 38만4,000원(600만원x6.4%)에 불과하다. 1% 정도 수익률이 상승하는 셈이다. 운용성과에 따라 수익률이 다르지만 증권사들은 고수익 고위험 펀드의 목표수익률을 운용보수등을 제외하고 연 5.5% 내외로 잡고 있다. 현재 일반 채권형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이 4.72%(22일기준)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웃도는 수치다. 박준형 우리투자증권 대리는 “투기등급채권(정크본드)을 편입시키는 만큼 일반 채권형펀드와 비교해 예상수익률도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과세 여부ㆍ편입채권 꼼꼼히 살펴봐야=국공채 외에 만기 10년 이상으로 발행하는 회사채나 은행채 등도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다. 다만 회사채의 경우 국공채보다 안정성이 낮고 은행채의 경우 중도상환 옵션 등이 포함될 경우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 고수익고위험채권펀드는 BB+ 등급이하 투자부적격 신용등급 채권 및 기업어음(CP)을 10% 이상 편입하도록 규정해 놓고 있어 투자손실에 대한 위험이 일반 채권형 펀드보다 높다. 증권사가 내놓는 상품들도 투기등급채권 편입비율이 각기 달라 가입 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2가지 고수익 고위험 채권펀드를 출시한 우리투자증권은 투기등급채권을 최고 35%까지 편입시킨 상품의 목표수익률을 투기등급채권편입비율이 10~15%인 상품의 수익률(5.5%)보다 높은 8.5%로 잡고 있다. 기대수익과 투자위험이 같이 높아지는 것이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용산지점 차장은 “편입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위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을 파악하고 상품을 골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