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서비스수지가 지난 2009년 3억5,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국내 로펌들이 외국에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자문료 수입에 비해 국내 기업들이 외국 로펌에 지급하는 법률비용이 훨씬 많다는 의미로 국내 로펌이 외국 로펌과의 수임경쟁에서 갈수록 뒤처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한ㆍ미,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함께 국내 법률시장이 개방되면 법률서비스수지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법조계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07년 법률서비스수지 적자폭은 1억3,1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2008년 2억달러, 지난해 3억5,800만달러 등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법률서비스수입ㆍ지급 통계를 처음 시작한 2006년 역시 2억2,700만달러 적자를 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법률서비스 수지 사상최대 적자 국내 서비스수지 전반에 대한 통계치는 공개돼왔지만 법률서비스 분야만 따로 통계 낸 수치가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갈수록 수입은 줄고 적자폭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에는 6억5,800만달러 수입에 자문료 지급이 8억5,800만달러로 2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전년의 두 배 가까운 적자폭이다. 지난해에는 수입 4억9,100만달러, 지급 8억4,900만달러로 3억5,800만달러의 적자를 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적자폭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매년 증가세를 보여온 수입마저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법률수지 적자폭 확대는 국내 로펌들이 외국 로펌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제한된 국내 법률시장만을 놓고 경쟁한 나머지 해외 시장을 간과해 온 국내 로펌의 자업자득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휘젓고 있는 삼성이나 LGㆍ현대차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조차 외국 로펌을 우선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아웃바운드 딜(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을 좀체 국내 로펌에 맡기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도 법률수지 적자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대형 로펌의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해외 인수합병(M&A)을 할 때 외국 로펌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여전하다"며 "이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자문비용도 문제지만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어려움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형 로펌 관계자 역시 "국내 기업 스스로 '한국 로펌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다'는 막연한 불신 때문에 주요 역할을 외국 로펌에 맡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