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는 유행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넘어 가치(Value)로 재탄생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본 한류는 2012년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세계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시스템화된 매니지먼트, 중독성 있는 리듬과 세련된 춤으로 대표되는 K팝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ㆍ유럽ㆍ남미로 퍼져나가고 있다. J팝으로 세계시장을 흔들었던 일본도 놀랄 정도다. 이제는 반한류라는 반발현상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K팝이 이끄는 한류가 과연 대한민국의 브랜드로서 지속성을 가질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시한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류전문가의 60% 이상이 한류열풍이 앞으로 5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류는 새로운 전기를 찾아야 한다. 3분 정도의 뮤직비디오의 거품에 취한다면 한류는 한때 유행으로 흘러가고 말 것이다.
'2012 서울포럼'은 이러한 고민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에만 국한된 한류를 국가 브랜드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다. 경제ㆍ금융ㆍ산업계에서도 한류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각 부문이 가진 고유의 경쟁력에 한류를 입힌다면 한층 상승효과를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한류를 국가 브랜드는 물론이고 경제협력사업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경제한류인 셈이다. 특히 기획재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경제개발경험공유사업(KSPㆍKnowledge Sharing Program)은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경험을 개도국 등과 공유하는 것이다. 새마을운동부터 시작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책 컨설팅, 개도국에 전직 장관들을 정책고문으로 파견하는 등 우리 경제개발 모델을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 개도국에 전파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KSP는 단순한 지원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줘 성장하면서 우리와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며 "선진국의 협력 모델과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경제한류"라고 말했다. 2004~2011년 34개국에 300여개 과제에 대해 맞춤형 정책 컨설팅을 제공했다.
4월 정부는 KSP 사업을 범정부 차원으로 확대했다. 재정부가 KSP 계획을 세우면 관계기관이 연구진 선정에서 정책자문 등을 맡아 개도국과 경제협력을 하도록 했다. 이미 20여개 관계부처ㆍ기관이 참여하는 'KSP 실무추진협의회'를 열어 세부 추진방안을 논의한 상태다. 정부는 정책자문이 후속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도미니카공화국에 수출자문을 하고 우리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종합무역센터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는 도미니카 전력청과 4,600만달러의 배전선로 교체사업을 계약했다.
국제기구와 함께 진행하는 공동 컨설팅 사업도 강화된다. 공동 컨설팅 사업에는 전자정부ㆍ녹색사업 등 우리나라가 뛰어난 분야가 주축을 이룬다. 이명박 대통령은 녹색 ODA에 관심을 쏟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ODA 중 녹색 ODA가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서울포럼 2012' 첫째날은 경제한류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른 포럼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KSP를 담당하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과 KSP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의 시소와스 시리아스 국왕자문장관이 머리를 맞대고 KSP에 대한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리아스 장관은 캄보디아 왕국의 왕자이기도 하며 유엔대사와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정부는 2011년 캄보디아를 중점지원국으로 선정해 다양한 지원을 했다. 전 금융통화위원인 강문수 KDI명예연구위원이 사업책임자를 맡아 구조전환과 정부의 역할, 중소기업과 정미소 육성을 위한 대출 활성화, 소액보험의 발전방안, 수출진흥 전략, 공장설립 인허가와 관리 시스템 등의 주제를 연구했다. 또 정부사절단을 KDI로 초청, 정책실무자 연수도 시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2011년 한국식 보증제도를 전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