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물류망 및 관련 시설이 파괴되면서 기업은 물론 일반 가정이 필요한 생필품을 제때 배송 받지 못하는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동부 해안 인근의 물류기지와 화물선이 지진으로 피해를 입어 수송 스케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운송업체 니혼유센은 12일 후쿠시마현의 소마항구와 하라마치항구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발전용 석탄 운송 벌크선 2척이 좌초됐다고 발표했다. 1척에서는 석탄 일부가 유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선박업체 가와사키기센도 철광석 운반선 1척이 카시마 항구에 좌초됐다고 밝혔다. 또한 태평양 연안 항구에는 소속이 확인되지 않은 화물선 여러 척이 좌초된 채 방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안에 위치한 정유시설들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면서 수도권과 동북부 지역의 주유소들은 폐쇄 및 판매 중지 상황에 직면했다. 지바현의 코스모화학은 화재로 폐허가 됐고 JX에너지는 장비 및 시설 안전 검사를 위해 제품 출하를 미루고 있다.
해안뿐만 아니라 내륙의 도로와 철도 곳곳이 끊기면서 기업 생산 활동에 필요한 부품 및 기자재 공급은 물론 일반 가정의 생필품 배송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동북부 지역에는 지진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공장들도 있지만 도로 붕괴 등으로 트럭 수송이 불가능해지면서 공장 가동 재개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반 가정 역시 물류망 파괴로 필요 물품을 제때 구하지 못하고 있다. 동북부 지역의 편의점 절반이 문을 닫은 가운데 택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동북부 지역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특송업체 페덱스와 택배업체 사가와는 홋카이도를 비롯해 지바현ㆍ이바라키현ㆍ아오모리현ㆍ아키타현ㆍ이와테현 등 동북부 지역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라쿠텐과 야후 등 인터넷 쇼핑몰은 동북부 지역 고객들로부터 주문을 받으면서도 "배송이 상당히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배송일 지정도 불가능하다"고 고지했다.
지진 피해 후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양판점을 찾고 있지만 양판점 측 역시 고객들에게 제조업체들의 물류기지가 피해를 입어 배송 일자를 알려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