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미있는 화학이야기] <10> 미래의 에너지를 만드는 화학

태양전지 활용해 햇빛을 에너지화<br>태양에너지 비중 갈수록 커져 고효율 전지·기술 개발등 박차


태양은 전인류가 1년간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매 시간마다 지표면에 쏟아 붓고 있는 천연 에너지 창고다. 잠재 에너지 규모가 무려 52억㎿에 이른다. 게다가 석유ㆍ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처럼 고갈될 우려도 없고 환경문제도 없다. 이에 따라 태양에너지는 화석연료 시대 종식에 대비한 가장 유망하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에너지로 인정 받고 있다. 혹자는 미래의 에너지 대란에서 인류를 구원할 희망으로까지 표현한다. 태양에너지가 이처럼 미래에너지ㆍ친환경에너지로 주목받게 된 데는 21세기 들어 급속한 기술발전이 이뤄진 태양전지가 절대적 역할을 했다. 자연상태의 햇빛은 에너지로 직접 사용하기 어려워 이를 인류에게 유용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태양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부존량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지구촌의 태양에너지의 활용 비중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상 태양에너지의 미래는 태양전지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태양전지는 햇빛을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전기화학적 발전기다. 전력생산의 주체가 화학소재라는 얘기다. 실제 전세계 태양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1세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p-n접합)시켜 전자와 정공의 전위차를 통해 전류를 만드는데 실리콘 및 잉곳 소재에 따라 전력생산 효율이 달라진다. 또한 2세대 박막 필름 태양전지는 화합물을 기체화해 박막 플라스틱 필름이나 금속 포일에 증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주로 아몰포스 실리콘(a-Si), 구리ㆍ인듐ㆍ갈륨ㆍ세레늄(CIGS), 카드뮴ㆍ텔루륨(CdTe) 등 무기화합물이 사용된다. 효율은 1세대보다 떨어지지만 두께가 1세대의 100분의1에 불과하고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어 활용성이 크다는 게 특징이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도 감광염료, 즉 화합물이 전력생성을 담당한다. 지금은 루테늄(Ru)계 염료에 이산화티타늄(TiO2) 등의 나노분말과 액체 전해질을 혼합하는 방식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1세대 대비 20% 가격으로 제작이 가능할 만큼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반면 효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러 효율개선을 꾀할 수 있는 새로운 염료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태다. 한국화학연구원 산하 화학소재연구단의 신원석 박사는 "세대를 막론하고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들은 대부분 화학적 기반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는 향후 새로운 태양전지가 개발되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학연구원이 이미 20여년 전부터 태양전지용 신소재와 공정 개발에 핵심 역량을 기울여온 것도 이 같은 태양전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다양한 연구성과를 도출하며 국내 태양전지 소재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일례로 화학연구원이 지난 1980년대 말부터 수행해온 다결정 실리콘 제조기술은 국내 태양전지 산업화의 초석이 됐다. 특히 2008년에는 450㎏급 5세대 다결정 실리콘 잉곳의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재 화학연구원은 이렇게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실리콘, 박막 필름, 염료감응, 유기 태양전지에 이르는 전분야에서 보다 저렴하고 효율 높은 화학소재와 화학소재 사용량 절감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존 화학소재들은 값비싼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율이 낮아 정부지원 없이 태양전지가 독자적 상용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화학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는 주요 기술로는 대용량의 차세대 다결정 실리콘 잉곳 제조기술, 인쇄공정 적용이 가능한 유기박막 태양전지, CIGS 박막 태양전지용 신소재 및 잉크, 유동층 석출반응 기술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염료감응형 태양전지와 관련해 TiO2 페이스트 소재, 루테늄계 염료, 전극 페이스트 등 핵심 소재 양산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스위스 로잔공대와는 양자점을 이용한 신개념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공동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신 박사는 "고효율 태양전지 소재의 국산화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공고히 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용성이 있다"며 "1세대와 달리 2세대, 3세대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국가 차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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