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족친화경영' 새 문화로 자리잡는다

일하면서 가정도 챙겨야 업무 효율 쑥쑥

여가부 선정 가족친화인증기업 도입 7년만에 14곳서 956곳으로

삼성전자로지텍 난임휴가제, 아시아나 가족여행 프로그램

출산·육아 지원기업 크게 늘어

기술보증기금은 직원 가족을 초청해 스키강습 등을 제공하는 '가족사랑캠프' 등 다양한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제공=2014 가족친화인증기업 우수사례집

우리나라의 맞벌이 부부 비율은 전체 가구의 43%에 이르지만 직장 업무와 가사,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OECD국가 중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보이는 것 또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탓이다. "애 낳으려면 복지국가로 이민을 가야한다"는 볼멘소리가 공감을 얻을 정도로 심각하다. 문제는 '가족 친화'라는 문화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가족친화경영'이란 근로자가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관련 직장 문화를 조성하고 이를 각 가정에까지 전파하는 경영전략을 일컫는다.

여성가족부(장관 김희정)는 이 같은 가족친화경영을 실천하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을 선정하고 19일 우수기업에 대한 인증수여식을 진행한다. 지난 2008년 첫 도입 당시 14개에 불과했던 가족친화인증기업은 7년째인 올해 544개 기업·기관이 신규로 인증받아 총 956개 기업으로 70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족친화의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가부는 이를 장려하기 위해 은행 금리우대, 출입국 편의제공, R&D사업 등 정부 지원사업 참여 시 가점 부여 등 혜택을 제공한다.


◇아이 낳기 좋은 기업=삼성전자로지텍에 근무하는 A씨는 난임부부로 3년이나 병원을 다니고도 아이를 갖지 못하던 중 회사가 지난해부터 마련한 '난임휴가제도'를 알게 됐다. 부서장과 부서원들의 지지를 받아 6개월의 난임휴가를 쓴 A씨는 3개월만에 시술에 성공해 첫 아이를 임신했다. 출산하는 내년 1월부터는 또 1년간 육아휴직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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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및 양육지원제도는 여가부가 인증하는 가족친화제도의 대표격이다. 삼성생명서비스의 경우 임산부에게 각종 보호용품을 비롯해 사내식당에서 주 1회 임산부 추가메뉴를 제공하고 임산부를 배우자로 둔 남성직원에게도 초과근무 방지와 임부용 종합건강검진 등을 제공한다. 다양한 육아휴직 지원과 육아기 단축근무, 다자녀 혜택, 직장 보육시설 확보 등이 실천사례로 꼽힌다.

◇유연하게 근무하는 회사=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 영업팀장 B씨의 근무시간은 9시에 출근해 6시 퇴근하는 일반 동료들과 달리 7시30분에 시작해 오후4시30분에 끝난다. '유연근무제도' 덕분에 3살 아들의 어린이집 시간에 맞출 수 있게된 것. 또한 기존 한 군데서만 근무하던 영업사무실을 영업 현장 중심으로 재배치한 '스마트스테이션' 제도를 활용해 광화문 사무실이 아닌 집 근처 '강남스테이션'으로 출근한 후 강남구와 경기도 외곽 등 각지 매장을 들른다. 온라인·모바일로 회사 시스템으로 접속할 수 있으니 업무 처리도 전혀 문제없다. 중소기업인 (주)프로휴먼도 임직원의 자발적 업무실현을 믿고 자율 현지 출퇴근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CJ프레시웨어는 결혼·출산·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력을 위한 재취업 프로그램으로 1일 8시간의 통상근로가 아닌 1일 6시간 근무제와 육아를 위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해 활용중이다.

◇가족과 함께 즐기는 직장생활=하나저축은행에 근무하는 C씨는 부친 회갑을 맞아 '가족행사 유급휴가'와 경조금을 지원받아 3박4일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부모의 회갑·칠순 뿐 아니라 이사 등 직원 가정의 대소사가 있을 때 인정휴가를 허락하며 가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연내 3일 유급휴가가 마련된 덕분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임직원과 자녀가 함께하는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필요에 따라 심리상담사와 지역전문가도 동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밖에도 가족과 함께 하는 공연 관람, 체육대회, 부모님 직장 체험, 초과근무 없이 정시 퇴근하는 '가족 사랑의 날' 운영 등이 좋은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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