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 몽고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강화도로 도읍을 옮긴 뒤 축조한 궁성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은 인화~강화 도로건설 구간에 포함된 인천 강화읍 옥림리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고려의 강화도읍기(1232~1270)에 쌓은 궁성 120m 구간을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이 궁성은 고려 성곽 중에서도 고려의 수도인 황도(皇都) 방어를 위해 1250년 당시 집권자 최항(1409~1474) 주도로 쌓은 강화 중성(中城) 유적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고려의 강화 도성은 내성(內城)-중성-외성(外城)의 3중 성곽 방어시스템을 갖춘 구조였음이 밝혀졌다. 또 그 주변에서는 이 궁성 담장과 동일한 중심축 배치를 지닌 고려시대 건물터 6개 동과 각종 고급 청자류가 같이 발견됐다.
이로써 대몽항쟁기 강화 고려 도성을 연구할 구체적인 단서가 확보됐다. 문헌 기록에 의하면 강화로 도읍을 옮긴 고려는 천도 직후인 1232년에 내성을 먼저 쌓고, 1237년에 이르러서는 외성을 완성했으며, 이후 1250년에 황도를 병풍처럼 둘러싼 중성을 완공했다.
즉 강화 고려 도성의 존속시기가 40년 가까이에 이르지만 그 동안 강화도 일대에서는 이를 뚜렷이 증명할 고고학적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조사단은 "내성은 궁궐을 두른 궁성, 외성은 해안 방어를 위한 성격을 각각 지니는 데 반해 중성은 도읍지를 둘러싼 도성 성벽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