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공세'를 막아라…국내 업계 총력 대응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기업을 견제하거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국내 기업 견제 등을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거나 특허나 관세와 관련해 `무차별'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한국 기업들을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국내 기업들도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추세다. ◇ 전자업계 = 외국 기업들의 공세는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부문에서 총체적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업체인 미국의 인텔은 이달 21일 마이크론과 향후 3년간 26억달러씩을 투자해 `IM플래시테크놀러지'라는 합작사를 설립, 낸드 플래시 메모리생산을 공식화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입지가 향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또 히타치 등 일본의 5개 반도체업체가 차세대 공장을 공동 설립, 65나노 이하의 첨단 시스템 LSI(비메모리) 제조에 나서기로 함에 따라 반도체 부분 `양날개'가 단숨에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다. 이 같은 세계적인 `대(對) 삼성 타도' 움직임에 대해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기술과 원가 경쟁력이 앞서고 있는만큼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별화하고 앞선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반도체 제품군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도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와 낸드 플래시의 높은 마진율을 바탕으로 우위를 지켜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D램업계 4위인 인피니온이 내년 7월 메모리사업 부문을 분사한 뒤 기업을 공개(IPO)키로 하고 향후 인피니온 인수 기업으로 마이크론(3위)이 떠오르고 있는 점도삼성전자(1위)나 하이닉스(2위)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작년 11월 도시바가 "플래시 메모리 관련 특허를 침해받았다"며 미국과 일본 법원에 소송을 제기, 1년 넘게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유럽, 미국에이어 일본 정부의 D램 상계관세 부과 예정 통보를 받는 등의 견제를 당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적극 대응하는 한편 해외 공장 및파운드리(수탁생산)를 적극 활용하고 관세 부과와 상관없는 메모리 제품 매출을 늘리는 등 근본대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일본의 후지쓰와 2년7개월째 PDP 원천기술 침해 여부를 놓고 공방을벌인 끝에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경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기술 및 제품개발 단계부터 특허침해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특허업무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조선.철강.자동차 = 조선과 철강, 자동차 등의 부문에서도 세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철강의 경우 세계 2위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와 일본의 신일철, 중국 바오산철강이 최근 중국에 합작사를 설립,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주력제품으로 시장점유율을 2010년까지 50% 이상으로 확대키로 하는 등 외국 업계의 대형화 및 제휴 움직임이 거세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업체인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2008년까지 제품을 고급화하는 등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향후 세계 주요 시장에서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포르셰 등 3사와 다임러크라이슬러, BMW, GM 등 3곳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공동 개발을 위한 제휴를 잇따라 선언한 가운데현대.기아차는 독자 개발을 계속 추진키로 해 미래형 자동차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조선업계에는 유럽연합(EU)이 2002년 한국 정부의 보조금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 결국 승리한 경험이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당시 EU가 승소했더라면 국내 조선업계는 치명타를 맞았을것"이라며 "하지만 총력전을 펼친 끝에 승소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한국조선업계의 경쟁력이 강화돼 향후 10년은 `세계 최고 조선국'이라는 위상을 지킬 수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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