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프로젝트 파이낸스'로 새 미래를

병술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는 지난 한해 동안 줄기세포, 쌀시장 개방, 부동산대책, 경기회복 등 적지 않은 사건과 이슈를 바라보며 바쁘게 달려왔다. 새해를 맞아 지난 1년 동안 해온 산업은행의 프로젝트 파이낸스(PF)와 앞으로 해야 할 부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다. 학창 시절 교수님의 강의가 생각난다. 미국 우주 개발의 중요한 이론적 근거 중의 하나가 ‘Redundant Theory’이었다는 것인데 우리말로 풀이하면 ‘잉여에 대한 정의’정도로 해석된다. 1단계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2단계 프로젝트가 자동적으로 이어받는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적용한 것이 1단계 엔진이 꺼지면 2단계 엔진이 바로 점화되는 우주선 시스템이다. 이렇듯 이론이나 원리는 언제나 중요한 것이다. 누구인가가 ‘프로젝트 파이낸스’라는 이론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이나 대형 시설공사가 용이하게 이뤄질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스시장의 한 참가자로서 이제 눈에 보이는 시설물은 그것이 송전탑이든 다리든, 고속도로든 부두든, PF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중국 사람은 하늘에 나는 비행기, 땅 위에 굴러가는 자동차 외에 네발 달린 짐승, 두발 달린 날 것을 요리로 못 만들어내는 것이 없다는데 필자는 “현금흐름(Cash Flow)이 있는 곳에 프로젝트 파이낸스가 있다”고 주장하고 싶다. 사실 건설ㆍ운영 후 인도 방식(BOT), 건설ㆍ인도 후 운영 방식(BTO)으로 시작한 수많은 도로ㆍ철도ㆍ항만에 이어 지난 2005년에는 건설ㆍ인도 후 임차 사용하는 방식(BTL)이 출현해 학교ㆍ기숙사ㆍ군막사ㆍ박물관 등을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지을 수 있게 됐다. BTL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해양경비정, 전투기, 죄수들의 감옥 등 발상만 전환해보면 프로젝트 파이낸스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시장은 변하고 있고 경쟁과 위험 가운데서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2006년의 시장은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프로젝트별 차별화가 이뤄지고 시장 참여자가 다양해지면서 경쟁이 격화될 것이다. 산업은행은 새로운 분야의 파이어니어로서 항상 앞서가는 자세로 시장의 도전과 요구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시장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찾음으로써 시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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