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산업재·소재 줄이고 내수주 비중 높이세요"

■ '투자 참고서' 증권사 모델포트폴리오 살펴보니…

메리츠·키움·IBK·삼성 등 양호

고액자산가도 투자지표 삼아


환율 급락 여파로 2·4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증권사들조차 실적 추정치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점. 증권사들이 내놓은 종목 분석 보고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느 증권사를 믿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리서치센터의 역량을 총동원해 내놓은 모델포트폴리오의 성과가 실적시즌 증권사 전망의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며 이를 바탕으로 투자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KDB대우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 14개 증권사는 매달 모델포트폴리오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성과를 보면 지난 3일 종가기준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이 3.36%의 연초 후 수익률로 가장 우수하고 키움증권이 3.35%로 뒤쫓고 있다. 이 밖에 IBK투자증권(2.92%)과 삼성증권(2.65%)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4개 증권사의 모델포트폴리오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0.04%,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02% 하락했지만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말하기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모델포트폴리오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매달 내놓는 투자바구니다. 업종별 애널리스트들이 추천한 종목을 바탕으로 투자전략파트와 거시경제파트에서 경기와 수급 등 거시 변수를 고려해 선정한다. 종목은 대략 40개 남짓. 해당 종목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을 고려해 종목별 투자비중을 조절한다. 따라서 모델포트폴리오 선정에는 리서치센터 내 주식 부문 역량이 총동원된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능력을 파악하려면 모델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보라는 얘기도 이 때문에 나온다.


증권사의 모델포트폴리오는 주로 기관투자가들이 타깃이다. 종목별로 매수 가능한 비중을 내놓은 것도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를 염두에 둔 것이다.

관련기사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베스트애널리스트 선정이 펀드매니저의 인기투표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분석능력보다는 인간적 친밀도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따라서 최근 기관투자가들은 종목에 대한 주문을 낼 때 해당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순위뿐만 아니라 리서치센터 전반적인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모델포트폴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서는 고액자산가 중심의 개인투자자들도 증권사가 내놓은 모델포트포리오를 투자지표로 삼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프라이빗 뱅커나 증권사 영업직원이 추천하는 한두 종목에 투자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크지만 모델포트폴리오를 참고하면 주식시장 내에서 자산배분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수한 모델포트폴리오 성과를 내고 있는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실적시즌에 어떤 투자전략을 제시할까. 삼성증권은 우선 실적 하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산업재와 소재 비중은 줄이고 대신 내수주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강세의 영향으로 2·4분기 실적 전망의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7월 모델포트폴리오는 경기소비재와 필수소비재·통신·유틸리티 등 내수업종의 비중을 높인 반면 산업재와 소재 비중은 줄였다"면서 "업종 비중 조절을 통해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도 크게 줄여 중립적인 구조로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은 건설업종과 통신·유틸리티 업종의 높은 비중을 유지한 가운데 인터넷과 화학 업종의 비중은 올리고 은행과 보험업종은 내렸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업의 이익이 낮아지고 있어 실적시즌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못할 것"이라며 "최근 실적추정치 조정 방향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고 전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실적 우려를 역으로 이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7월 모델포트폴리오 내 자동차와 디스플레이·건설·철강 업종의 비중을 높였다"면서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하락 속도가 크게 줄어든 만큼 이미 주가 조정을 받은 수출주들의 경우 실적이 어느 정도만 뒷받침돼도 큰 폭으로 반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