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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불모' 한국의 보물 김현섭(29·국군체육부대)이 아시안게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건 두 번째 한국 육상 선수로 기록됐다. 여자부에서도 사상 첫 메달이 나와 한국 경보는 겹경사를 맞았다.
김현섭은 28일 송도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경보 20㎞에서 1시간21분37초로 동메달을 따냈다. 왕전(1시간19분45초·중국), 스즈키 유스케(1시간20분44초·일본)에 이은 기록. 이번 대회 한국 육상의 첫 메달이기도 하다. 차이쩌린(중국), 다카하시 에이키(일본)와 동메달을 다툰 김현섭은 15㎞를 넘어서면서 스퍼트를 올려 끝내 3위로 골인했다.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은메달,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현섭은 세 번째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손에 넣어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1994년 히로시마 은메달, 1998년 방콕 금메달, 2002년 부산 금메달)에 이어 두 번째로 아시안게임 3개 대회 연속 시상대에 오르는 한국 육상 선수로 남았다. 김현섭은 "10월6일에 전역하는데 군 생활 마지막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 더 의미가 있다"며 "운동을 하다 보니 다른 병사들보다 군 복무에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메달로 죄송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전국체전 준비를 시작해야 하고 내년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 안에 들고 싶다. 부상이 없다면 2016년 리우 올림픽에도 출전해 '톱10'을 기록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에서 6위에 오르며 한국 경보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10위 안에 진입했던 김현섭은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도 10위를 차지했다.
김현섭은 "경보 선수가 뛸 수 있는 국내 실업팀은 두 곳뿐이다. 경보는 엄격한 규정이 있는 종목이라 지도자와 함께 훈련하는 게 중요한데 경보 선수가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전영은(26)도 이날 여자 20㎞에서 1시간33분18초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여자 경보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이다. 애초 전영은은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으나 마지막 한 바퀴를 돌며 역전에 성공해 중국의 녜징징을 1초36 차로 제치고 짜릿한 새 역사를 썼다. 전영은은 이날 종전 개인 기록을 20초나 앞당겼다. 경기장이 습해 대부분이 개인 최고 기록에 미치지 못한 터여서 전영은의 기록은 더 돋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