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CEO in 마켓] 김군호 코넥스 협회장

"코넥스 분·반기 보고서 제출 의무화해야"

시장 신뢰 얻으려면 상장사 정보 최대한 공개하고

개인예탁금 한도도 대폭 낮춰 거래 활성화 필요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기말고사 격인 분·반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해야 합니다."

지난 1일 두번째로 코넥스협회를 이끌게 된 김군호(54·사진) 코넥스협회장(에프앤가이드 사장)은 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넥스 기업들의 정보를 시장에 최대한 노출해 투자자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증권사에서 코넥스 기업들의 분석 보고서도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분·반기 보고서는 시장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며 "시장의 신뢰를 쌓으려면 적자가 나면 나는 대로 공시하는 등 모든 것을 시장에 노출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반기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게 시장을 설계했기 때문에 코넥스 상장사들이 비용을 핑계로 점점 제출하는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7월1일 코넥스시장 개장 이후 분·반기보고서 제출 건수는 4건이었는데 올해 1·4분기에는 2건으로 줄었다. 에프앤가이드는 상장하기 전부터 분·반기 보고서를 제출해 시장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넥스협회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8월부터 코넥스 상장사들의 경영성과, 재무제표, 최고경영자(CEO)의 활동, 제품 설명 등을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현재 여건에서는 상장사들이 직접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며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 정보를 풍성하게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고 코넥스 기업들에 대한 공시 교육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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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코넥스시장의 거래 부진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역시 개인예탁금제도에 대한 불만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개인예탁금제도란 코넥스시장 상장사의 주권을 매수할 때 3억원 이상을 예탁하도록 한 제도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일임형 어카운트에 한해 개인예탁금을 1억원으로 줄여주는 조치를 취했지만 이 제도 역시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해결방안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코넥스시장에 적용되는 개인예탁금제도는 나이로 참여를 제한하는 '19금'보다 더 원색적으로 돈의 유무에 따라서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제도"라며 "오히려 코넥스시장은 대주주가 들고 있는 지분이 많기 때문에 코스닥시장보다 사고의 위험이 덜한데도 개인예탁금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것은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당국이 일임형 랩어카운트에만 제한적으로 개인 예탁금을 1억원으로 줄인 것도 증권사의 시스템상 실행되기가 어려운 제도"라고 덧붙였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의 포트폴리오 비중에 따라 고객들의 계좌에 있는 자금에 일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데 예탁금이 1억원 이상인 계좌만 따로 떼어내 적용하는 게 시스템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코넥스시장이 부진하기는 하지만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 경제는 재벌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신생기업들이 커 나가기 어려운 생태계"라며 "의료·환경·소프트웨어 등 창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업종들이 포진한 코넥스시장의 벤처 기업들이 자본시장의 도움을 받아 인력·조직·자본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면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들처럼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 회장이 경영하는 에프앤가이드는 2016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예정이다. 그는 "이제껏 증권사·자산운용사 등을 상대로 금융정보를 제공해왔는데 연기금·재단·컨설팅사·은행까지 고객사를 넓혀 매출 규모를 키울 것"이라며 "2016년까지 코스닥 이전상장 패스트트랙 요건인 매출액 100억원을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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