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채권 발행여건이 다소 개선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자금 조달을 재개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14일 3억프랑(미화 3억달러 상당)의 스위스프랑 채권을 발행했다. 만기 5년에 금리는 4.125%(스위스프랑 리보+117bp)로 당초 발행물량을 1억5,000만프랑으로 잡았지만 수요가 몰리자 두 배로 물량을 늘렸다. 지난 1월10일 글로벌 채권을 발행하면서 지불했던 가산금리(145bp)보다 낮은 수준이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국물 가산금리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큰 폭의 하락은 힘들겠지만 당분간 하향세가 이어지면서 해외채권 발행에 나서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과 수출입은행도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다. 국민은행은 준비를 마치고 16일 가격 등 제반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도 오는 24일을 발행 예정일로 잡아 15일부터 로드쇼를 시작한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발행 가격이 너무 높아 기다리고 있던 곳이 많다”며 “최근 시장상황이 좋아진 만큼 매수자도 많고 가격조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은행의 해외자금 조달이 재개된 것은 외화채권 발행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외화채권 가산금리는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돌아섰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2014년 만기) 가산금리는 3월17일 2.2%포인트(220bp)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돌아선 후 이달 11일에는 192bp로 28bp 낮아졌다. 외평채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도 3월17일 125bp로 정점을 찍은 뒤 11일 79bp까지 떨어졌다. 외평채 가산금리와 CDS프리미엄은 정부가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미국 국채 수익률에 추가로 얹어줘야 하는 것으로 투자위험에 대한 대가다. 은행들의 CDS프리미엄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CDS프리미엄은 지난해 4월26일 12bp에서 오르기 시작해 1년 만에 153bp(3월14일)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면서 11일 107bp로 한 달도 안 돼 50bp가량 낮아졌다. 수출입은행의 프리미엄이 99bp로 가장 낮고 우리은행은 183bp로 가장 높다. 우리은행의 CDS프리미엄은 2월20일 283bp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100bp 낮아졌다. /우승호기자 derrid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