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25일] 반한(反韓) 감정 체계적 대응해야

“일본 힘내라.” “한국팀 콧대를 납작하게 해줄 팀 어디 없나.” 중국 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우리 감정과는 달리 한국 야구팀은 수시로 당혹스러운 일을 겪어야 했다. 게임이 열리는 야구장 스탠드에서는 한국팀이 지기를 바라는 중국 야구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지고는 했다. 심지어 중국을 침략한 역사가 있는 일본팀을 응원하는 일마저 벌어졌다. 스포츠를 통한 감정 표출은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미선ㆍ효순양 사건보다 안톤 오노의 쇼트트랙 반칙에 더 많은 국민이 흥분했고 결국 강한 반미 기류로 연결된 적이 있다. 중국민들의 스포츠에 이입된 반한 감정은 야구뿐 아니라 양궁ㆍ탁구ㆍ축구 등 전종목에 걸쳐 일어났다. 이런 변화는 산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국을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로 삼는 가전ㆍ자동차 등 수출업계에 장기적인 타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국은 티베트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로 ‘다혈질’인 소비자가 포진한 곳이다. 반한 감정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 우리 기업들은 이에 무심한 편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반한 감정이 가전제품이나 휴대폰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며 “아직 이에 대비할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감정적인 기류는 단기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게 아니어서 속단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소비자의 성향 변화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한 감정을 이끄는 주력은 중국의 1980년대 생 네티즌으로 결국 이들이 10년, 20년 후 우리 제품의 주요 소비자가 될 것이다. 국내 각 기업들은 중국 내 기류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보다 면밀한 분석과 전담팀 운영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13억 중국인들이 삼성ㆍLG보다 소니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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