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큰 고비 넘겼지만…" 냉각펌프 정상가동 될때까진 살얼음판

[일본 대지진] 원전사태 수습될까<br>살수작업에 원자로 표면 온도 하락… 방사선량 작업 초기 보다 줄었지만<br>누전 위험등으로 전력 공급 늦어져… 냉각펌프 손상 가능성도 배제 못해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의 복구작업이 악전고투 속에서도 일부 성과를 보이면서 '방사능 위기'가 큰 고비를 넘은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일주일 이상 일본 열도를 긴장시켰던 위기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는 데 핵심 역할을 할 냉각 펌프가 완전히 정상 가동될 때까지 사태를 낙관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니혼게자이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주 말까지 원전복구 작업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수천톤의 살수작업을 통해 원자로 시설 표면의 온도가 냉각수 상한 온도인 섭씨 65도를 밑도는 40도 이하로 떨어지고 원자로 주변 방사선량도 작업 초기보다 크게 개선된 것이다. 하지만 원전사태의 터닝포인트가 될 냉각 시스템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1ㆍ2호기의 전력복구 작업이 마무리됐지만 아직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냉각펌프가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냉각펌프는 원자로 내 압력용기의 냉각과 폐연료봉(사용 후 연료) 보관 수조를 냉각시키는 핵심 시설이다. 도쿄전력은 복구된 전력 시스템을 통해 냉각펌프 가동작업을 서두를 계획이지만 누전 위험 등에 대한 점검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펌프가 정상이라고 해도 가동에 앞서 원전에서 발생하는 열로 가열돼 있는 펌프를 식히기 위한 별도 펌프를 설치, 가동해야 하는 등 절차도 상당히 복잡하다. 또 전원을 넣기 전에 장비들 하나하나에 대한 확인작업도 거쳐야 한다. 냉각펌프 자체가 손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체용 가설펌프 설치라는 새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작업 초기보다는 줄었지만 방사능 위험을 가급적 줄이면서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움이다. 작업 도중 돌발변수도 작업을 더디게 하고 있다. 20일 발생한 3호기의 압력이 다시 상승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전력과 냉각 시스템 복구작업이 지연되고 주변 방사선 수치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원자로 냉각작업에 다시 비상이 걸린 것이다. 만일 이 같은 위기상황을 넘기고 냉각펌프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상황은 급반전할 수 있다. 방사선 유출을 억제하고 노심(爐心) 용융 등의 위기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는 것이다. 산케이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냉각작업은 온도ㆍ압력ㆍ유량 등 계측기의 회복→주제어실(MCR) 조명 켜기→노심 냉각→사용 후 연료 저장조 냉각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작업은 노심이나 폐연료봉 저장조 등에 자동으로 물을 보급하는 비상노심냉각계통(ECCS)과 필수냉각계통(ESW)등 고압펌프를 다시 돌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들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면 비로소 원자로가 정상화된다고 볼 수 있다. ECCS는 노심의 열을 직접 떨어뜨리는 기능을 한다. ECCS가 돌아가면 정제수에 붕산을 탄 냉각수를 노심에 주입해 연쇄 반응을 완전히 멈출 수 있다. ESW는 노심의 열을 빼앗은 다음 온도가 올라간 냉각수를 다시 바닷물로 식혀버리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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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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