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출발선에 선 공화당 경선

4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공화당 경선 레이스에 나설 인물은 사실상 9명으로 좁혀졌다. 이제 공화당 경선은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와 나머지 한두명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까지는 롬니 전 주지사의 독주 분위기다. 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기업가 출신이라는 경력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모으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 대부분은 그가 대통령으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지지자들은 과연 롬니가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베인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였던 그는 전형적인 테크노크라트로 전문성이 최고의 정치 덕목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인재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미국이 직면한 문제는 테크노크라트식 사고로 해결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 국가의 역할을 놓고 양분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미 오는 2012년 대선에서 정부의 역할 강화를 내걸고 증세를 관철시킬 것임을 천명했다. 공화당은 이에 맞설 강력한 후보를 내야 한다. 적어도 지금까지 롬니는 오바마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우리는 롬니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도록 더 강력한 맞수가 공화당 내에서 등장하기를 바란다. 현재까지는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가 롬니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이민법에 어중간한 태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라이벌에 한 방 먹일 카드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면 오바마 대통령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는 매력적인 경제 어젠다를 제시했지만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동조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공화당 후보를 비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오히려 민주당에 도움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급부상한 인물은 허먼 케인이다. 그는 피자 체인 CEO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전무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자신의 장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비록 그는 '9-9-9 세금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정치 논란에 휩싸였지만 미국이 경제 성장을 이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이제 닻을 올렸다. 모든 후보자들은 이제 자신만의 정치력과 생각을 슬슬 보여줄 때가 됐다. 우리는 좀 더 치열한 경쟁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