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에게 지난 5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북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5월18일 ‘C40 서울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클린턴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처럼 당신이 적극 나설 때”라고 조언했다고 측근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4일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당시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여기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94년 북핵 위기 당시 카터 전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상황을 반전시킨 것처럼 클린턴 전 대통령도 방북을 통해 대결국면 해소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미 수교 등의 내용을 담고 2005년 도출한 9ㆍ19 합의 내용을 들어 “(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북한이 초조하고 억울해 하니까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9ㆍ19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선언하면 모든 문제가 풀린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 배경과 관련,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의) 제네바 합의에 의거해 핵을 포기하기로 했는데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파기돼 핵개발이 시작됐고 9ㆍ19 합의로 폐기 과정으로 가다가 네오콘들이 약속을 안 지켜 또 핵실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통령에게 북한 상황을 설명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은 무릎을 치면서 “미국에 돌아가자마자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장관의 대북정책은 나와 김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정책이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반색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