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공기업, 지역 성장 이끈다] <2> 한국석유공사

울산 인프라 십분 활용… 에너지 메카 넘어 동북아 오일허브로


석유 비축시설 민간 대여… 5660만배럴 물류시설 조성

2040년 누적 경제효과 60조


지역 인재 발굴 앞장서고 UNIST 등 대학과도 협업

특화산업 개발은 과제로


국내에서는 해외 자원개발의 가장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3일 '울산시대'를 열었다. 울산에 새 둥지를 틀면서 석유공사는 큰 포부를 품었다. 울산을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꿈이다. 실현 가능성은 높다. 울산에는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정제시설과 석유화학단지가 밀집해 있다. 하드웨어는 갖춰져 있는 셈이다. 여기에 석유공사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울산을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작업도 먼 꿈은 아니다. 석유공사는 이를 위해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에 우선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명훈 석유공사 홍보실장은 "울산은 한국 최초의 석유비축기지가 들어섰을 만큼 상징성이 강하다"면서 "지역민들도 석유공사의 이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석유공사는 최근 동해-1 가스전 매장량의 최대 9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새 가스전을 발견했다. 경북에서만 무려 22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국내에서 발견된 가스전으로는 매장량이 최대다. 김 실장은 "해당 가스전 시추와 생산이 본격화 되면 부가적으로 울산 지역 경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오일허브 중심지 역할 '기대'=석유공사가 울산을 에너지 클러스터의 중심축으로 성장시키려는 계획은 지난 2008년 제1차 에너지기본계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계획에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들어가 있다. 석유공사와 민간기업이 합동으로 대규모 상업용 석유저장시설을 확보한 뒤 석유거래의 규제만 풀면 싱가포르 오일허브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도 마련돼 있다. 2016년 울산 북항에는 석유제품 990만배럴 규모의 저장시설과 항만 접안시설이 들어선다. 또 2020년에는 남항에 북항사업과 연계한 원유 1,850만배럴 규모의 시설도 설치한다. 석유공사는 이곳에 2,000만배럴 규모의 자체 비축시설을 민간에 대여해 5,660만배럴의 석유 물류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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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용 석유공사 동북아오일허브사업단 팀장은 "동북아는 석유제품 소비가 급증하는 곳으로 세계 석유소비 시장이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며 "울산이 동북아 오일허브의 역할을 하게 되면 경제적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허브가 구축되면 국내 기름값 안정은 물론 2020년까지 3조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040년까지 누적 기대효과는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오일허브가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지고 온다는 얘기다.

석유공사는 최근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성공을 위해 중국 유니펙(Unipec)사 계열의 시노마트(Sinomart)와 울산항만공사 등과 협력하는 상호협력동의서(HOA)를 체결했다. 동시에 지역 인재양성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울산과학기술대(UNIST)와 협약을 맺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공헌 사업도 활발, 특화산업 연계는 '과제'=석유공사의 울산 이전은 석유산업 전문인력 양성과 역량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의 인재들이 연관 산업에 많이 종사하는데다 산업단지로의 취업이 비교적 원활한 지역적 특성이 좋은 여건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인재발굴에 석유공사가 공을 들이려는 이유다.

지역과 상생하는 공사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 동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UNIST 등 지역 대학과 협업은 물론 지역 내 에너지 빈곤층의 겨울 난방을 위해 연탄과 등유 상품권 등도 지원한다.

석유공사가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역 특화산업과의 전략적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조기협 UNIST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는 "석유공사 등 이전 기관들이 지역에 대한 애착을 갖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2차 전지 배터리 부문과 같은 에너지 산업의 발전 방안을 만드는 등 전략적 발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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