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1월 7일] 버락 오바마의 역사적 승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동시에 민주당도 오바마 당선인 덕분에 상ㆍ하원 선거에서 다수당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백악관과 의회 모두 민주당이 휩쓸었다는 것은 그만큼 미 국민이 폭넓은 개혁을 열망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다행히 오바마 당선인은 현상유지에 만족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그의 최대 공약은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 야심찬 계획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정말 개혁하고 싶다면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졌던 47%도 끌어안아야 한다. 민주당은 16년 만에 미 정계의 주류로 등극한 만큼 47%의 유권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정권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오바마 당선인은 자신이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민주당에 확실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1992~1994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의 ‘전복’을 기억해야 한다. 1992년 선거에서 행정부와 입법부 모두를 장악한 민주당은 마치 미국이 민주당의 것이 됐다는 듯한 태도였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유권자들은 1994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표를 몰아줬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보수적인 정책을 펴야 했다. 이후 양 당의 상호견제 속에 순탄한 국정운영이 가능했다. 다만 민주당이 득세했던 클린턴 정부 초 2년간 민주당의 오만 때문에 의료보험 체계 개혁은 실현되지 못했다. 민주당이 쓰디쓴 과거를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집단의 상처로 명확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민주당 내부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하지만 이 같은 목소리는 오바마 당선인의 승리 때문에 묻힐 수 있다. 일부 민주당 구성원들은 미국 전체가 조지 W 부시 대통령 뿐만 아니라 그를 두 번이나 백악관에 앉혔던 보수적인 가치관 자체를 거부한 것처럼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는 환멸과 실망을 낳을 뿐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 같은 점을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감세 등 공화당에나 어울릴만한 정책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처럼 유연한 자세는 오바마 당선인의 최대 정치적 자산이다. 그는 자신의 유연성을 유지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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