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제3의 오일쇼크에 대비해야

[사설] 제3의 오일쇼크에 대비해야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오던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34달러 선을 넘어서 걸프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제3의 오일쇼크」가 올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장단기 대책을 다각도로 모색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고유가의 충격이 가장 큰 나라의 하나로 꼽히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 경제회복과 구조조정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1차적인 이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만큼 충분한 증산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 있다. 그러나 OPEC는 최근에 고유가의 원인이 미국의 정유능력 부족으로 인한 석유공급의 병목 현상과 이에 따른 미국의 비축량 부족에 기인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고유가 지속의 이유를 단순하게 진단하기 쉽지않고 단시일에 하락하리라는 전망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고유가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가 효율적인 에너지소비구조를 구축하지 못한 때늦은 후회가 앞선다. 에너지 저소비구조로의 전환을 정책과 효율적인 에너지설비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시책 등을 꾸준히 추진해오지 못했고 일과성 대응 대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금에 와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고유가 대응전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유효한 단기 대책은 세율의 탄력 운용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가격체제 개편안의 골격 안에서 탄력적인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라 판단한다. 거시경제 운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목표인 물가 안정의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만하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석유산업에 효과적인 경쟁을 도입하고 유통구조를 효율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 정유사의 담합과 유류의 덤핑수출이 국내 고유가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국제적으로 유가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도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무역체제 하에서 OPEC의 담합 행위를 묵인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이미 국내외적으로 제기된 사안이다. 따라서 석유수입국들이 연대해 국제적으로 이 문제를 부각시켜 공동의 해결책을 찾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미국과 같은 대석유소비국의 유통체계가 고유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입력시간 2000/09/07 16:3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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