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 첫 공해소송 이끄는 변호사들

“피해 인식낮아… 10년소송 각오”<br>‘환경운동가=경제발전 발목’ 비난 여론 높아<br>전단 뿌리며 원고 수소문 했지만 모집 어려워<br>“법원, 사회인식 전환위해 전향적 판결 내려야”

국내 첫 공해소송 이끄는 변호사들 “피해 인식낮아… 10년소송 각오”‘환경운동가=경제발전 발목’ 비난 여론 높아전단 뿌리며 원고 수소문 했지만 모집 어려워“법원, 사회인식 전환위해 전향적 판결 내려야”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관련기사 • 日 공해소송 현황 “대기오염 소송을 제기한 이후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봤더니 부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빨갱이 아니냐는 애기까지 하던데요.(웃음)” 최근 서울시, 정부 및 자동차 회사들을 상대로 국내 첫 공해소송을 낸 우경선(39) 변호사는 공익소송 차원에서 시작한 대기오염 소송이 환대 받지 못하리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그는 “‘10년 소송’ 을 각오한 만큼 그 사이에 인식 변화도 크게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여유 있는 모습이다. 지난 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한 서울대기오염 소송단에는 10여명의 변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영기(49) 변호사가 간사를 맡아 실무를 조율하고 있고 박오순 (51) 환경소송센터 대표 변호사와 우 변호사, 조성오(40) 변호사, 정남순(36) 변호사 등이 주축이 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변호사는 군산 미군기지 전투기 소음 피해소송, 새만금 미래소송(청소년 200여명을 원고로 한 새만금사업 중지소송) 등 굵직한 공익 환경소송을 줄곧 해온 환경 전문 변호사들이다. 그 중 대기오염 소송의 시초가 됐던 이는 박오순 변호사. 지난 2002년 일본의 환경 변호사들이 환경소송센터소장이었던 그에게 “서울도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니 소송을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며 일본에서 진행중인 대기오염 소송을 소개했다. 지난 2002년에는 일본 도쿄대기오염소송에서 법원이 일부승소 판결을 내려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우선 원고를 모집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기관지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고 했는데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죠”(박 변호사) 당시 종로, 동대문 등 시내 지역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뿌리고 각종 협회, 단체 들을 통해 원고를 수소문했지만 결국 원고 모집에 실패해 소송을 잠시 접었다. 그만큼 사회적인 분위기가 뒷받침 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예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사회적으로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낮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계산과 충돌할 때는 ‘환경운동가들이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 여론이 높죠.” 우 변호사는 이같이 얘기하며 최근 새만금과 천성산 사태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피해자들에 대한 권리구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이들 변호사들의 소신이다. “‘남이 하면 님비, 내가 하면 환경운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이 피해자의 입장이 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환경 문제를 들고 나오면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는데 요즘 화두인 웰빙이야 말로 맑은 공기 마시면서 좋은 환경에서 사는 것 아닙니까?” 박 변호사도 반문했다. 이들은 또 법원 역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위해 전향적인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간곡하게 얘기했다. 이영기 변호사는 “일본에서는 대기오염 이외에도 갖가지 공익 소송들이 제기되고 또 승소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이는 법원에서 사법 적극주의를 채택해 사회의 발전 방향을 제기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법원 역시 전향적으로 판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3/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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