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일본 기업들의 인사 관행을 정면으로 뒤집는 사건(?)이 발생해 일본 재계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대 통신회사인 영국 보다폰 일본 법인은 일본 최대 통신사이자 경쟁사인 NTT도코모의 전 부사장 출신인 즈다 시로(사진)를 신임 CEO에 16일 임명했다. 라이벌 회사의 임원을 최고 경영진에 앉히는 것은 일본 기업 문화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일본 기업 CEO는 내부 승진이 대부분이다.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보다폰은 즈다 전 부사장 영입을 통해 일본 통신 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보다폰은 즈다 전 부사장이 지난 6월 NTT도코모 사장 승진 경쟁에서 밀려난 직후 곧바로 영입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재계는 이번 인사가 생존을 위해서라면 경쟁 기업의 인물도 기꺼이 끌어안는 새로운 인사 문화가 형성되는 계기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