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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빠르고 긴장감이 넘치잖아요.”
서울 용산 미군기지의 캠프 개리슨에서 복무 중인 조 볼테(41)씨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웃었다. 한국에 온 지 7개월 된 그는 미국에서 15년 동안 라켓볼을 즐겨온 마니아이다. 8일 서울 강남구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특설경기장에서 펼쳐진 제6회 서울경제배 코리아오픈 라켓볼 챔피언십에 첫 출전한 그는 “활기차고 재미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남자 일반부 8강전에서 이성진씨에게 패한 뒤 그는 응원단으로 변신해 몸을 아끼지 않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쏟아냈다.
서울경제배 라켓볼 코리아오픈이 뜨거운 열정과 흥미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7~8일 펼쳐졌다. 오는 13일 서울 강남구와 세계라켓볼연맹(IRF)이 주최하는 제15회 세계라켓볼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동일한 장소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이변이 속출했다. 세계라켓볼선수권대회는 전세계 40여개국 선수들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라켓볼대회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한 남녀 오픈 우승자는 한국과 해외선수의 국가대항전으로 펼쳐졌다. 오후 4시 현재 이상수와 크리스 크라우더가 결승에 올라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상수는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지난 2007년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2년 동안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가 이번에 우승의 기회를 잡게 됐다. 그는 준결승에서 국내랭킹 2위이자 우승후보인 박민수를 풀세트 접전 끝에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이상수와 맞붙는 크라우더는 세계랭킹 7위의 강호로 국내 1인자인 권대용을 8강에서 누르고 가볍게 결승에 올랐다. 198cm의 신장을 앞세운 크라우더는 활동력이 뛰어나며 정확한 샷을 뽐낸다.
여자 오픈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파울라 롱고리아(멕시코)와 석진영이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롱고리아는 지난 2006년부터 멕시코 대표에 선발돼 2008년 팬아메리카게임, 월드게임, US오픈 등을 휩쓸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석진영은 지난달 열린 코리아 프로 라켓볼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결승에 안착했다.
일반부 남자부문에서는 롭 자모라가 우승을 차지했고, 여자부문에서는 손경진과 김경숙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노경희 대한라켓볼협회장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시민들에게 역동적이고 파워 넘치는 라켓볼의 매력을 알릴 수 있었고, 선수들로서는 세계 대회를 앞두고 세계 챔피언에 오를 수 있는 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