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건설등 내수호전 실물경기 바닥탈출 시도

■ 10월 산업활동 동향생산·설비투자등 감소폭 둔화도 긍정신호 실물경기가 내수를 발판으로 바닥탈출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급감하고 있으나 건설ㆍ소비 등 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당초 예상보다는 생산감소율이 그리 크지 않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생산이 지난해에 비해 1.3% 감소했으나 추석연휴를 감안하면 1.8%나 늘었기 때문이다. 또 경기종합지수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경기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직은 앞길이 험난하다. 확전이 우려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최근 낙관론보다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미국 경기 등 장애물이 많이 버티고 있다. 당분간 국내경기는 더 이상 나빠지지 않고 현상태를 유지하는 횡보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8월 경기저점 확인 산업활동동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경기종합지수다. 최근의 경기동향을 나타내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6개월 후의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월 98.3을 기록한 후 8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기록하던 동행지수는 8월을 저점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경제동향팀장은 "대외여건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종합지수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10월 지표를 보면 8월이 경기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생산과 출하는 한달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나 추석연휴를 감안하면 소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과 소비는 내수를 견인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건설수주는 공공과 민간부문이 모두 호조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ㆍ교량ㆍ철도ㆍ주택 등 공공부문의 발주는 같은 기간 대비 66.6%나 급증했다. 도소매 판매는 자동차 및 차량연료 판매가 15.5%가 증가한 여파로 4.6%를 나타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소비열기가 완전히 식지는 않았다는 반증이다. 정 팀장은 "내수가 살아 있는 것은 정부의 재정ㆍ금리정책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설비투자 감소폭 둔화 설비투자의 감소폭이 크게 둔화된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설비투자는 10월로 꼭 1년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99년과 2000년 각각 43.5%, 30.1%의 증가세를 보였던 설비투자는 올 8월까지 감소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8월 19.4%의 감소세를 보인 이후 9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4% 10월 -4.4% 등으로 감소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지수는 아직도 싸늘하다. 지표들은 회복신호를 보이고 있으나 제조업공장가동률은 71.4%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10개의 공장 중 약 7개는 일거리가 없거나 문을 닫아 쉬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공장을 정상으로 가동할 경우의 최대 생산량을 나타내는 생산능력지수도 전년 동월에 비해 1.3%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산능력지수는 올 상반기에도 10.5%를 기록한 바 있다. 종합해보면 경기지표는 회복 사인을 보이고 있으나 성장잠재력은 속으로 곪아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 경기가 회복세를 타더라도 탄력을 크게 받지 못하는 약점으로 작용한다. ◆ 내년 상반기가 바닥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경기바닥을 거론할 시점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더 이상 나빠질 가능성은 적으나 그렇다고 낙관하기에는 외부여건이 너무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심상달 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9월과 10월 산업활동동향은 우리 경제가 더 이상은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바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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