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한국 부동산 버블 아니다"

외국금융기관, 정부와 상반된 주장 잇따라<br>메릴린치證선 "오히려 버블 필요" 지적도

정부가 ‘부동산 값 안정’을 역점과제로 추진하는 것과 달리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은 부동산 버블의 위기에 놓여 있지 않다”는 주장을 잇따라 제기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한국은 부동산 버블이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내놓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은 23일 ‘한국은 부동산 버블을 필요로 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금리를 인하해야 하며 이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지난 90년 이후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이에 훨씬 뒤처져 있다며 “한국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티모시 본드 메릴린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거시경제정책은 절반만 성공했다”면서 “특히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현재 금리 수준은 역사적으로 볼 때 낮지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추가 인하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면서 “테일러 준칙에 따르면 한국이 인플레이션과 성장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단기금리는 1.5~2.5%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3.25%인 콜금리는 기껏해야 연말까지 3%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또 “정부와 중앙은행이 부동산 투기세력을 공격하느라 실제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원화절상이나 소비지연 등의 문제를 소홀히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모건스탠리증권도 “보다 강력한 부동산투기대책이 나온다면 투자심리를 훼손시키면서 더 중요한 내수회복을 해칠 것”이라며 한국경제에 대한 신중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에서 부동산 거품이 우려될 정도로 형성됐다는 점은 전혀 감지되지 않으며 건설 부문의 부진이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는 부동산이 아니라 내수회복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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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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