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지리산 일대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하다 숨진 항일 무장독립군 200여 명의 기록문서가 광복 59년만에 새롭게 발굴됐다.
이 기록문서에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각 지역의 의병장 명단과 의병의 수, 활동상황 등이 상세히 나와있어 항일 독립운동사 연구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동항일독립투쟁사연구소(소장 정재상)는 대전에 있는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일제시대 일본이 전국 각지의 의병활동 등을 기록한 `폭도에 관한 편책`이란 제목의보고서를 발굴했다고 1일 밝혔다. 2만5,000여장 분량의 이 보고서는 당시 일본인 경찰서장과 헌병대장 등이 의병장의 명단과 의병의 수, 활동상황 및 활동지역, 각종 인적사항, 휴대한 무기, 복장상태까지 하나하나 파악해 올린 보고서를 일본총독부가 한데 묶은 것이다.
일본어로 된 기록을 하동연구소가 1년여 동안 한글 번역 작업 끝에 1905년 을사조약 체결 이후 1906∼1910년 전라도와 경상도 지리산 일대에서 활약하다 격전 끝에체포되거나 사살돼 숨진 무장독립군 200여 명의 명단을 새롭게 찾아내 공개했다.
기록에 따르면 정관직(鄭寬直ㆍ경북 영천군 자양면 검단동).관여(寬汝) 부자는1906년 경북 영천에서 1천여 명의 의병을 모집, 경북 각지에서 일본군과 교전하며큰 공을 세웠으나 2년 뒤 일본군 수비대에 항전하다 함께 총살됐다. 또 경남 합천군 일대에서 항일운동을 펼친 이차봉(李且奉ㆍ경남 삼가군 문송면불동).소봉(李小奉) 형제는 군자금 모집책으로 활약하며 산청 주재소(경찰서)를 습격해 불태웠으나 1908년 5월 함께 체포돼 총살됐다고 나와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