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달 8일 콘서트 여는 피아니스트 이지수씨

"베토벤에 반해 작곡 시작, 다양한 장르 음악 하고파"



“초등학교 4학년 때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듣고는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그래서 결심했죠. 나도 베토벤과 같은 작곡가가 되겠다고요.” ‘욘사마의 손’으로 유명한 심포닉 팝 피아니스트 이지수(26)씨가 7월 8일 충무아트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지난해 말 2집 앨범 ‘너를…꿈꾸다’를 발표한 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여는 두번째 무대다. 일본을 발칵 뒤집어 놓은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이 최지우에게 피아노곡을 만들어 연주해주는 대목에서 화면에 등장하는 가냘픈 손. 바로 이지수씨의 손이다. 서울대 작곡과 2학년이던 2001년 겨울방학때 배용준의 손 모델을 하러 갔다가 고등학교 때 만들어뒀던 ‘처음’이란 곡을 그 자리에서 즉흥 연주했다. 그 다음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 겨울 연가의 메인 테마로 쓰인 이 곡은 일본 여인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다. 일본에선 욘사마의 손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한국에서는 ‘올드보이’로 더 유명하다. 그가 작곡한 올드보이의 우진 테마는 칸 영화제 시상식에 울려 퍼지며 그를 일약 세계적인 영화 음악 작곡가 대열에 올려 세웠다. “초등학교 때 작곡가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물론 저에게 처음 피아노를 가르쳐준 어머니조차 말렸어요. 신문 한 귀퉁이에 실린 작곡 레슨 광고를 오려 어머니에게 작곡 과외를 해달라고 졸랐죠. 대학생 과외 선생이 와서 제가 만들어 놓았던 곡을 보더니 어머니에게 ‘얘는 무조건 작곡 시켜야 해요’ 하는 거예요.” 그는 예원중학교 작곡과, 서울예고 작곡과를 거쳐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 수석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기미가 보였던 천재적 음악성은 대학교 재학 때 벌써 빛을 발했다. 올드보이의 우진테마는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소품에 결코 뒤지지 않는 탁월한 곡으로 평단은 물론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가 만든 영화 ‘실미도’ OST는 음악 대학 수업에서 학생들이 분석 대상으로 삼을 정도의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 받았다. 음악 작업과 바쁜 연주회 일정 탓에 지난해 뒤늦게 대학교를 졸업한 그는 작곡 공부를 더하기 위해 유학을 준비중이다. 심포닉 팝 피아니스트라는 타이틀이 붙어있지만 그의 영역이 피아니스트에 머물러 있지는 않다. “현대 음악 작곡가 쉬니트케나 할리우드 영화 음악 작곡가 한스 짐머만, 존 윌리엄스에 버금가는 작품들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좀더 공부해야 겠죠.” 이번 콘서트에서는 2집 앨범에 실린 ‘요정의 춤’, ‘아리랑 랩소디’ 등과 영화 ‘올드보이’, 오는 9월 개봉 예정인 영화 ‘만남의 광장’ 삽입곡 등을 7인조 실내악단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2만∼5만원.(02)2230-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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