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5(화) 18:59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가 무대를 질주하고 찢어진 청바지, 귀를 때리는 강한 비트의 음악과 화려한 조명, 롤러블레이드의 환상적 묘기가 토슈즈를 신은 발레리나들과 함께 무대를 장식한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한「우리 시대의 춤」시리즈에 초대된 서울발레시어터가 19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리는 록발레「현존(Being) 1,2,3 시리즈」.
좌절과 방황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고 다시 희망을 찾는 젊은이들의 얘기를 소재로 한 「현존」시리즈는 95년 6월 창단공연에서 첫편을 시작한 이래 매년 한 작품씩 30분 분량으로 구성됐는데 이번 무대에서 제3편이 초연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은 『이 작품은 새로운 발레다. 장르에 대한 구속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도가 여러 형태의 춤으로 표현되었다. 기존의 스토리텔링 형식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삶의 단편들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록발레를 표방했듯이 기존 발레무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과 「실험」이 춤춘다. 한마디로 현란하리만치 많은 볼거리들이 펼쳐지는 것. 발레공연으로는 드물게 무려 1억60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제임스 전의 예술세계가 농축돼 있는 이 작품은 방황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이 주인공이다. 투명한 피아노줄에 매달린 무용수들이 공중을 날고 남자무용수의 손바닥위에서 여자무용수가 춤을 추는가하면 지상과 공중에서 2인무가 펼쳐지는 등 환상적 묘기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공중비행 장면을 위해서는 「플라잉 바이 포이」라는 세계적 무대기술팀이 초청된다. 이 팀은 영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와 뮤지컬「피터팬」의 효과를 담당하기도 했다.
22명의 단원으로 이뤄진 서울발레시어터는 우아하고 환상적인 클래식발레와는 달리 과감하고 실험적인 창작발레로 대중속에 파고드는데 성공한 민간직업발레단이다. 또한 국내 무용단체로는 드물게 해외공연에서도 개런티를 받으며 초청공연을 갖는다. 그동안 이탈리아 공연, 두차례의 일본공연에 이어 올 11월 미국 워싱턴과 뉴욕공연을 갖는다.
발레소재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각설이를 등장시킨 작품「품바타령」을 비롯 대중가요을 사용한 「상하이의 별」, 과감한 표현연기로 화제를 모았던 「카페에서」등 그들의 작품은 쉽고 재미있다. 그렇다고 이들의 작업이 가벼운 터치로만 일관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대중과 클래식 발레와의 괴리를 좁히는데 기여했다는 얘기다.【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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