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동산 안정대책 약효 떨어졌나

올들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1ㆍ4분기 집값 상승 폭이 지난해보다 더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올 1ㆍ4분기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평균 8.73%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1% 보다 배 이상 높아졌고 올해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 2.65%에 비해서는 3배 이상 뛰었다. 송파구나 강동구의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아예 10%를 훨씬 상회했다. 한마디로 재건축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주도한 셈이다. 지지난해 10ㆍ29 종합대책이 나온 뒤 지난해 1ㆍ4분기 동안 부동산거래가 거의 정지될 정도로 위축되었던 만큼 상대적으로 올해 상승 폭이 더 커진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집값이 2003년 10ㆍ29 대책 당시 수준을 회복한 사실에 비추어볼 때 정부의 수요억제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정부가 그동안 예고해온 종합부동산세 부과나 개발이익환수제 도입 등 강경책을 착실하게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아파트의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의지를 아직도 불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부동산 불패 신화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한국 뿐이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근원적으로 따지고 보면 부동산 가격의 폭등은 수요 공급의 불일치에서 나온다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 장기간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국민들이 선호하는 지역은 택지공급마저 힘든 형편이고 보면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정부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수요억제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해야겠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교통여건 등 제대로 기반시설을 갖춘 대규모 주거단지 건설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아직도 서울의 자가주택 보유율은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저급한 주택지라는 인식을 탈피한 임대아파트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목표대로 임대아파트를 지으려면 민간건설업계에도 합당한 유인책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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