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19일] 게임에 중독되는 진짜 이유는

부산에서는 국내 최고 게임축제인 지스타2010이 한창이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게임중독 증상을 보이던 15세 남학생이 어머니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게임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게임중독에 관한 통계와 다양한 사례들로 무장한 이러한 목소리는 매우 호소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사건의 근본 원인을 게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지극히 명쾌하지만 그만큼 편파적이다. 실제 게임과 관련한 불미스런 사건은 상대적으로 불우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부산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 또한 남학생의 부모는 10년간 별거 상태였고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남학생이 게임에 몰입하게 된 것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성적 동의를 일으킬만한 구석이 있다. 그 학생은 왜 공부가 아닌 게임에 몰입 했을까. 요즘 한국에서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면 머리 좋은 것만으로는 괜찮은 대학을 가기 쉽지 않다. 부유한 집안일수록 자식에게 과외나 선행학습 등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미 출발부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아울러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다'는 말이 일반화돼 있을 만큼 열등감을 다독이기 보다는 경쟁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더해져 없는 사람의 삶을 더욱 버겁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에게 게임은 단순한 유희의 수단이 아닌 현실의 팍팍함을 잊게 해주는 훌륭한 도피처였을 테다. 비만 아동이 늘어난다고 해서 패스트푸드 업체를 무작정 공격하는 것은 대증요법이다. 사회가 좀더 넉넉해져 자식에게 밥 한끼 차려줄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부모가 늘어나는 것이 비만 아동을 줄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게임중독도 마찬가지다. 게임 규제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기 보다는 청소년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고 해서 조금은 덜 가진 아이들의 삶이 나아질 것 같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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