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 단말기시장 지각변동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지층」(地層)이 꿈틀대고 있다. 시장 판도를 뒤바꿀 만큼 위력을 지닌 두 개의 「마그마」가 지층 아래서 폭발 직전이다. 우선 SK텔레콤이 단말기 시장에 본격 참여한다. 또 모토로라도 과거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대반격에 나선다. 둘 다 이 시장의 판도를 뿌리째 흔들 큰 변수다. 삼성 LG 현대 등 「빅3」도 긴급히 수성(守城) 작전에 들어갔다. ◆다크 호스 SK텔레콤 SK텔레콤은 1일 휴대폰 단말기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첫 제품은 오는 12월 나온다. 이 회사는 국내 1,200만 휴대폰 이용자 가운데 거의 절반을 보유한 최대 이동전화회사. 이런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 제품을 공급하면 기존 업체들로선 메가톤급 「태풍」이 아닐 수 없다. SK의 단말기 공급은 자회사인 SK텔레텍이 맡는다. 이 회사는 SK텔레콤과 일본 교세라가 72.5대 27.5의 비율로 설립한 합작회사. 생산은 중소기업인 세원텔레콤이 맡고 교세라가 이 회사에 관련 기술을 지원키로 돼 있다. ◆역전승을 노리는 모토로라 모토로라의 대반격도 SK에 못지 않는 변수다. 이 회사는 과거 아날로그 휴대폰 시절 한국시장을 정복했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이달부터 기존 빅3를 향해 대대적인 역공에 나선다. 전략 무기는 「스타택」. 과거 국내시장을 평정한 브랜드다. 모토로라는 같은 브랜드의 디지털 셀룰러폰(반으로 접을 수 있는 폴더형)을 이달초 미국 본사에서 들여와 선보인다. 또 지분 참여한 벤처기업 팬택을 통해 스타택 셀룰러폰과 PCS폰을 대량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PCS폰 시장에서 「무서운 아이」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필텔레콤과 곧 제휴할 계획이어서 모토로라 공격은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빅3의 대응 삼성전자(애니콜), LG정보통신(싸이언), 현대전자(걸리버) 등 빅3는 이에 맞서 기존 시장 방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케팅 전략의 변화. 서비스 업체의 보조금에 의존하던 종전의 「간접 마케팅」 비중을 줄이는 대신 대리점이나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직접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자체 유통망과 광고 홍보 등 마케팅력을 강화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방책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SK의 단말기 사업 진출, PCS 사업자들의 누적 적자 심화, 시장 포화 등 적어도 수개월 뒤면 단말기 보조금 지급 관행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마케팅 전략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빚어진 현대전자의 무리한 걸리버 광고와 그에 따른 경쟁업체의 반발, 삼성전자의 기존 자체 유통망 강화, LG정보통신의 자체 유통망 신설 계획 등이 마케팅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알리는 조짐들이다. 그동안 이동전화회사들의 전쟁을 구경하며 이삭을 줍던 단말기업체들이 앞으로는 몸소 전쟁을 치러야할 판이다.【이균성 기자】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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