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18회 섬유의 날] 섬유업계 미래, 中시장서 찾는다

베이징 올림픽·상하이엑스포등<br> 2010년까지 중국 진출 "쾌청"

섬유업계가 미래를 중국시장에서 찾고 있다. 중국이 연평균 9%대의 경제 고도성장에 따른 개인소득증가로 단순 생산거점에서 벗어나 거대 내수시장으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섬유업체들의 중국 수출실적은 2001년 182억달러에서 지난해엔 352억달러로 늘어났고, 올 들어선 지난 8월중 이미 362억달러에 근접해 지난해 총수출 실적을 넘어섰다. 더구나 중국의 내수시장 진출환경은 최소한 2010년까지는 쾌청할 전망이다. 당장 내년에는 중국시장이 완전 개방돼 현지 진출문턱이 낮아지고, 2008년과 2010년에 각각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엑스포 등이 열리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요인들이 현지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진출전략, ‘생산’에서 ‘판매’로 중심 이동= 국내 섬유업체들이 중국진출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주로 값싼 노동력을 찾아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는 전략에서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한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화학섬유업체들은 중국업체들에게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저가 범용상품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치의 기능성 섬유 개발ㆍ마케팅에 주력하는 중이다. ㈜효성은 올 상반기 국내 최초의 나노기술 적용 의류용 원사 ‘마이판 나노매직 실버’를 개발해 판로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오롱은 자동차ㆍ정보통신 분야의 섬유소재 개발 및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새한은 베스모, 난연직물과 같은 고기능성 제품의 판매확대에 힘을 쏟는 등 기술차별화를 통한 섬유업계의 시장개척 바람이 한창이다. 엄성룡 효성 상무는 “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하락 여파로 향후 저가의 범용 섬유제품의 채산성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중국업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현지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선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신상품의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억5,000만 중국 명품족의 감성을 녹여라= 섬유패션업체들이 중ㆍ저가 상품 위주로 이뤄졌던 판촉전략을 바꾸어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통한 명품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는 중국내 소비시장을 중ㆍ상류층이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현지 언론매체인 베이징위러신바오(北京娛樂信報)도 최근 중국내 명품족이 현재 전체 인구의 13% 수준인 1억6,000만명에 달하며 오는 2010년에는 2억5,000만명까지 늘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 명품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선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패션협회가 최근 베이징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를 보면 한국제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6.1%에 달해 국내 기업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비교적 좋은 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제품은 현지에서 B급 취급을 받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성준 예신퍼슨스 해외사업팀 과장은 “국내 최고가 의류브랜드도 중국 백화점 매장에선 2류 상품 취급을 받고 있어 시장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내년 3월 상하이에서 한국의 섬유ㆍ의류제품 종합전시회인 ‘프리뷰 인 상하이 2005’를 열기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중국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은 국제도시 상하이에서 한국 제품들을 직접 홍보하고,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종합행사를 개최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것. 연합회 전시팀의 박창열 과장은 “현재 중국에는 40여개의 한국 섬유패션브랜드가 진출해 있다”며 “최근과 같은 중국러시가 이어진다면 2010년까지 200여개의 브랜드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능력있는 현지 파트너 물색이 관건= 능력있는 현지 기업과 파트너관계를 맺는 것 또한 브랜드 이미지 관리 못 지 않게 중요한 사항이다. 특히 현지 직접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어렵거나 사업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큰 중소기업이라면 현지에서 자사의 브랜드의 판로를 대신 개척해줄 파트너의 능력 여부가 중국 진출의 성패를 판가름 짓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나름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 캐쥬얼 의류업체는 지난 2001년 중국측 파트너를 통한 현지 진출을 시도했지만 파트너업체의 마케팅 능력 부족으로 판매가 지지부진 해 해당 브랜드를 철수시켰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측 파트너를 섭외할 때 의사결정속도가 늦은 공기업보다는 되도록 민간기업을 선택하고, 현지에 많은 매장을 확보하고 있어 판로개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을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원단생산업체 파비스이화의 오동영 이사는 “중국시장은 지역별로 소득수준과 소비성향, 기온 등 마케팅환경이 천차만별이어서 철저한 시장분석과 차별성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선 현지 사정에 정통한 중국 기업과의 파트너各?잘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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