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가계 빚이 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소비자들이 경제 전반에 대해 느끼는 체감을 파악한 결과 지갑에 들어온 돈은 줄어든 데 비해 부채는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가 오름세를 타면서도 막상 체감하는 경기 호전도는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8일 통계청이 내놓은 ‘10월 소비자 전망조사’와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6개월 전과 비교해서 부채가 늘었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이 23.2%로 전달의 22.9%에 비해 도리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저축과 부채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3.2%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줄었고 저축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가구는 13.6%로 전달과 같았다. 이 같은 응답은 금리가 오름세를 타고 있는 와중에도 가계 부채가 계속해서 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채가 이처럼 늘어나고 있지만 가계의 소득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 현재 가계 수입의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 수입평가지수는 89.2로 전달(89.8)보다 떨어졌다. 가계 수입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가구의 비중이 19.2%로 전달(20.6%)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자산가치 평가에서 ‘주식 및 채권’은 주식시장 호황 등의 영향으로 100.3을 기록, 지난 2월(101.3) 이후 8개월 만에 100선을 돌파했다. 반면 ‘주택 및 상가’는 전달 95.2에서 94.8로 떨어져 8·31부동산종합대책의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 체감도는 상승 추세를 이어갔다. 6개월 후 경기와 생활형편ㆍ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비자기대지수는 97.5로 전월의 96.7보다 0.8포인트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형편 등이 현재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에 비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 등에 대한 평가인 소비자평가지수도 83.4로 전월의 81.2에 비해 2.2포인트 상승, 소비자기대지수와 마찬가지로 2개월째 오름세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