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 중 9만5,806명(하루 평균 262.5명)이 불의의 산업재해를 입었다. 이는 산재보험 적용 근로자 약 1,200만명의 0.8%에 해당하는 수치로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그 중 2,422명은 귀중한 목숨을 잃었고 3만7,318명은 치유할 수 없는 장해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에서 4만4,000여명의 산재근로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국가 전체의 경제적 손실액은 16조원에 이른다.
경제적 손실액 16조원 달해
산업재해를 입은 근로자들 가운데 장해가 남는 비율은 지난 2006년 43.4%, 2007년 40.7%, 2008년 39.0%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장해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도는 2005년 26.5%에서 2006년 27.8%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의 적극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산재근로자 문제를 방치할 경우 산재근로자 개인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그럼 산재근로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선 소득 감소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보전할 수 있게 자립 기반을 마련하거나 직업복귀를 촉진시켜야 한다. 선진국의 산재근로자 직업복귀율은 60~7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006년 45.5%, 2007년 49.9%로 낮은 수준이다. 다행히 2008년 53.7%로 향상됐지만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산재근로자의 직업복귀율을 높이려면 전문적인 직업복귀 카운슬링을 해줄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우선 요양 단계에서부터 재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ㆍ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활상담직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향후 필요한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서 운영하는 원직장 복귀, 직업훈련을 통한 재취업, 창업 지원 등 직업복귀 촉진 프로그램을 보다 세분화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산업재해 근로자는 정신적 충격과 가족ㆍ사회로부터의 고립감을 함께 느끼므로 이 같은 심리적 갈등 해소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흔히 ‘모든 병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산재 이후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산재근로자의 빠른 사회복귀를 막는 커다란 저해 요소가 된다.
산재근로자의 심리적 요소를 치료하기 위해 운영 중인 역량강화 프로그램과 가족친화적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사회 적응 활성화 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다. 재활은 체계적인 심리치료와 다양한 프로그램만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반드시 재활하겠다’는 산재근로자의 굳은 의지가 절실히 요구된다.
체계적 재활프로그램 운영을
셋째, 앞으로 산재장해인에 특화된 재활 의료 서비스, 차등화된 맞춤 재활 서비스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산재장해인이 전문 재활 훈련과 개개인의 장해에 적합한 맞춤형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재활전문병원을 운영하는 등 이들이 치료 받는 데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발고여락(拔苦與樂ㆍ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이라고 했다. 어려운 처지의 산업재해 근로자들에게 희망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