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대 가출주부의 웃지못할 '납치소동'

한 20대 가출주부가 돈이 필요하자 거짓으로 자신이 납치돼 중국으로 팔려가고 있다며 남편에게 '몸값'을 요구, 경찰이 기동타격대까지 파견해 인천항 일대를 수색하는 등 한바탕 웃지못할 소동이 빚어졌다. 전남 여수시에 사는 김모(31.요식업)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께 2년 전 집을 나간 아내 이모(29.여)씨로부터 "납치되어 중국으로 팔려가고 있다"는 다급한 전화를받았다. 이씨는 남편에게 "컨테이너 박스 안에 16명의 여성들과 함께 한 사채업자에게 잡혀있다"며 "사채이자인 60여만원을 주지 않으면 중국으로 팔려간다"고 울부짖었다. 당황한 김씨는 아내의 '납치사실'을 여수 경찰서에 신고했고 이 상황은 즉시 인천항을 관할하고 있는 인천 중부경찰서로 전파됐다. 비상이 걸린 중부서는 이날 오후 7시께 순찰차 10여 대에 경찰관 및 기동타격대등 50여 명의 인원을 동원, 밤새도록 인천항의 수백 개의 컨테이너 박스 및 인근 야적장을 샅샅이 뒤졌으나 끝내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씨의 다급한 메시지는 경찰의 수색작전이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몇 시간 후면 배가 곧 출항한다 ", "사창가에 팔아버리겠다고 했다"는 이씨의e-메일이 '납치범'의 협박성 e-메일과 함께 김씨의 e-메일 주소로 발송되어 왔다. 경찰은 잡혀있다는 이씨로부터 계속 e-메일이 발송되어 오자 이씨의 '자작극'일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ip주소를 역추적하는 한편 김씨에게 "아내로부터 전화가 오면 인천에 사는 군복무 시절 친구를 통해 돈을 전달하겠다"라고 시켜 이씨를 서울의 모은행 앞으로 유인, 현장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경찰에서 "60만원만 있으면 단칸방이라도 얻어서 돈을 벌어 나중에 여수에 내려가 가족들과 함께 살 작정이었다"며 "거짓말 하나로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남편에게 허위사실을 알린 것이기 때문에 이씨를 처벌할 근거가 없어 어제 이씨의 신병을 여수경찰서로 인계했다"며 "상황보고를 받고 모든 대원들이 잠도 자지 못한 채 영하의 날씨 속에 수색작전을 폈는데 너무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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