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적.사적연금 모두 주식이 채권 제쳤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연금은 안정적인 채권형이 위험이 큰 주식형보다 낫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장기투자에서 채권보다 주식이 수익률이 더 높다는 결과가 10년 이상 장기투자한 개인연금과 국민연금의 누적수익률 실적을 통해 속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1994년에 설정된 개인연금 상품의 설정 이후부터최근까지의 누적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주식형이 채권형을 대부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신운용이 1994년 6월 설정한 주식형 개인연금 상품인 '개인연금주식1'과'개인연금주식2'의 지난 20일 기준 누적수익률은 166.05%와 179.52%로 같은 시기 설정된 채권형 '개인연금공사채1'의 163.44%를 추월했다. 지난해 6월에 10년 만기를 맞았을 때에는 '개인연금주식1'은 112.3%, '개인연금주식2'는 121.3%로 '개인연금공사채1'의 152.2%에 크게 미달했었다. 한국운용 관계자는 "1999년 벤처 열풍으로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넘었을 때도주식형 수익률이 채권형을 쫓아가질 못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역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기에 설정된 대한투신운용 주식형 개인연금 상품인 '개인연금주식1' 역시 지난 20일 기준 누적수익률이 134.5%로 채권형인 '개인연금공사채1'의 110.5%를크게 웃돌고 있다. 1년여 전 만기시에는 주식형 수익률이 100.5%, 채권형 수익률이 98.1%로 주식형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었는데 격차를 더욱 벌린 것이다. 삼성투신운용이 내놓았던 '개인연금주식1'은 21일 기준 115.48%으로 역시 채권형인 '삼성개인연금1'의 101.3%에 비해 높았다. 이처럼 주식형 개인연금의 장기 수익률이 채권형을 앞서게 된 것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1,200선에 올라설 정도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 것 뿐 아니라 우리나라가저금리 기조에 들어서면서 채권금리가 엄청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채권 투자의 경우 매매차익 보다 주로 채권의 이자에 수익을 의존하는관행이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은행 예금은행의 이자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한국펀드평가 이동수 펀드 애널리스트는 "저금리가 정착된 선진 금융시장에선장기투자에는 주식형이 채권형보다 수익률이 좋다"면서 "그러나 우리 나라는 안전하다는 생각에 장기투자시 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이 지배해왔으나 저금리 기조로 접어들면서 이 같은 믿음이 어긋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도 채권과 주식을 병행해 기금을 운용한 지 14년이 넘어서면서부터 누적수익률 기준으로 주식투자가 채권투자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기금설치연도인 1988년부터 해당연도기말까지의 누적수익률을 보면 2003년말에 주식투자가 채권투자를 역전한 이후 2004년말과 올 상반기말 시점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추세적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2년말 기준 누적수익률(1988-2002년)에서 주식은 7.3%, 채권은 9.8%였으나 2003년말 기준 누적수익률(1988-2003년)에는 주식 13.06%, 채권은 8.43%로 역전됐고이듬해인 2004년말에도 주식 12.11%, 채권 7.62%로 주식이 채권을 앞질렀다. 올해도 상반기말 현재 누적수익률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들어 6월까지 월별 운용수익률에서 주식은 4.90-14.47%를, 채권은 4.40-4.86%를 기록했기 때문에 올 상반기말 현재 누적수익률에서도 여전히 주식투자 우위가 계속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이 채권투자는 기금설치연도 첫해인 1988년부터, 주식투자는 1990년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채권.주식투자를 병행한 지 14년만에 누적수익률에서 주식이 채권을 웃도는 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물론 주식시장이 활황 장세를 펼쳤던 1999년에 그해 연말 주식투자 누적수익률(1988-1999년)이 25.28%로 채권투자 누적수익률(1988-1999) 13.82%를 웃돈 적도 있었지만 이듬해 다시 채권 우위로 되돌아감으로써 추세적인 현상은 아니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김종수 최윤정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