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란의 수입금지, 외교력으로 풀어야

이란 정부가 17일에 이어 19일에도 한국산 제품의 수입 견적 송장(PI) 승인을 거부, 한국제품의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한국상품의 중동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아직까지 이란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한국이 지난 9월24일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시키는 결의안에 찬성한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꼴이다. 이란의 찬성국에 대한 경협축소는 예상됐던 일이다. 유럽연합(EU)과의 핵 문제 협상이 결렬,안보리에 회부되기에 이르자 이란 정부는 찬성국에 보복할 뜻을 여러번 비쳤었다. 한국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란의 핵만을 용인할 수 없어 찬성표를 던진 것이 날 벼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억울한 면이 있으나 사전에 한국이 처한 어려운 입장을 설명해 이해를 얻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란은 한국의 주요 수출국의 하나다. 지난해 한국의 이란 수출액은 21억달러를 넘었고 올해도 9월 말 현재 16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란에도 한국은 2대 교역국이다. 이란이 찬성표를 던진 22개국 중 영국ㆍ아르헨티나ㆍ체코와 함께 아시아에선 굳이 한국을 택한 것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묘한 입장에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그만큼 클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금지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란은 석유매장량이 세계 5위인데다 천연가스도 세계 2위인 자원의 보고다. 중동의 지도적 국가란 점에서도 경제협력관계를 시급히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 핵 문제를 껴안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이란 정부에 설명해 이해시키는 노력을 거듭해야 한다. 정부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력을 총동원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개발도상국과의 무역마찰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방치해선 안 된다. 이란도 한국이 처한 사정을 이해하고 핵과 경제를 연결시킨 적절하지 못한 수입금지 조치가 한국과의 관계를 발전적으로 이끄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장 이를 해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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