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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킬러'와 '한국의 토마스 뮐러'가 뜬다.
13일 오후4시(한국시각) 쿠웨이트와의 호주 아시안컵 A조 2차전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1차전과 다른 공격 조합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근호(30·엘자이시)와 한교원(25·전북 현대)으로 대량 득점에 나선다. 최전방 조영철(카타르SC)과 오른쪽 이청용(볼턴)이 오만과의 첫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지만 "23명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해 누가 나서도 차이가 없도록 하겠다"는 슈틸리케의 운영 철학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결승까지 6경기를 내다보는 그의 눈에는 주전·비주전이 따로 없다.
이근호는 중동 킬러다. A매치 71차례를 뛰며 넣은 19골 가운데 11골이 중동 국가를 상대로 터졌다. 중동 팀 상대로 가장 최근 골은 지난 2013년 3월 브라질 월드컵 예선 카타르전(2대1 승)에서였다. A매치 득점은 지난해 6월 월드컵 본선 러시아전 선제 골.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9경기, 23세 이하에서 19경기를 뛴 이근호는 쿠웨이트전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100번째 경기가 된다.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오만전을 쉬어 몸이 가볍다.
이청용을 대신할 것으로 보이는 한교원은 슈틸리케가 토마스 뮐러와 비교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지난달 대표팀 명단 발표 자리에서 슈틸리케는 "열정이 강한 선수로 대표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릴 선수"라고 한교원을 소개한 뒤 "독일의 뮐러도 대표팀 발탁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이 많지만 팀에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득점왕이자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득점 2위에 오른 뮐러는 팬보다 감독이 좋아하는 선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있어야 할 곳에 반드시 그가 있다. 한교원도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격 진영 전체를 헤집는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A대표팀에 뽑힌 뒤 네 번째 출전인 요르단과의 원정 평가전에서 데뷔 골까지 넣었다. 손흥민(레버쿠젠)은 감기 탓에 12일 훈련을 빠졌다. 출전이 불발될 경우 이근호나 한교원이 손흥민의 역할을 담당해야 할 수도 있다.
슈틸리케는 12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에 넘버1과 넘버23의 차이는 없다. 우리 선수들은 언제라도 출전할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을 존중하고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쿠웨이트에 대해 "호주가 4대1로 크게 이겼지만 쿠웨이트를 약팀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종료까지 20분 남은 3대1 상황에서 쿠웨이트는 골대를 맞혔다. 그게 골이 됐다면 전혀 다른 양상이 됐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쿠웨이트의 위협적인 플레이를 조심하라고 할 것이다. 내일(13일) 경기를 끝으로 호주와 한국이 8강에 진출하면 좋겠다. 무조건 승점 3을 따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빌 말룰 쿠웨이트 감독은 "한국전에서는 (호주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수 바데르 알 알모타와, 유세프 나세르에 수비수 후사인 파델까지 부상으로 출전이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