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틈새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던 지방 비(非) 투기과열지구의 부동산시장이 묻지마 투기세력에게 낭패를 안겨주고 있다. 분양권 전매를 노린 서울 및 수도권 등지의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과열양상까지 보였지만 시장이 꽁꽁 얼어붙자 기대했던 차익은 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시는 각종 호재가 겹쳐 투기 세력이 집중적으로 몰렸던 지역으로 분양 당시 1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웃돈 거래는 거의 찾아 볼 수 없고 오히려 분양가 보다 싼 매물도 등장했다. 건설업체도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공급한 ‘포스코 더샵’의 경우 11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 때문에 계약 직후 500만~1,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투기 거품이 꺼지면서 현재 웃돈을 주지 않고도 얼마든지 로열층 분양권을 구할 수 있다. 평균 15.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한신휴플러스 1단지’ 역시 프리미엄을 찾아보기 힘들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수 천만원의 차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이 분양가에 처분하려고 해도 매수자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며 “계약금을 일부라도 건지려는 투자자들이 분양가 이하로 내놓은 물량도 있다”고 귀띔했다. 미분양도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원주시청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한솔 솔파크의 경우 397가구 중 10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을 비롯해 포스코 더샵이 28가구, 한신 휴플러스 1단지 21가구, 신성 미소지움 37가구, 봉화산 e편한세상 41가구 등도 미분양 됐다. 강원도 춘천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7월 13.4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된 ‘중앙하이츠빌’의 경우 기대했던 프리미엄은 커녕 분양가에도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중개업소마다 수십 개의 매물이 쌓여 있다. 신행정수도 호재로 주목을 받았던 충북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충주시에서 분양된 ‘현대아이파크’는 평균 3.2대 1로 2순위에서 마감했지만 현재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을 찾아볼 수 없다. 전북 전주시도 LG건설 등이 분양 당시 순위 내 마감하면서 선전했지만 현재는 웃돈은 커녕 거래조차 뜸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비 투기과열지구는 투기세력이 몰려 과열되기 쉽지만 거품이 꺼지면 자칫 오랫동안 돈이 묶이는 바람에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