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슈퍼개미 손탄 기업 실적 곤두박질

경영권 위협 시달리며 하이트론·피씨디렉트 등 적자전환<br>경영권 인수 목적 공시 후 차익만 남기고 빠지기도<br>변동성 커 투자 주의해야


슈퍼개미들이 지분을 높인 기업들의 실적이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 주가도 실적에 상관없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슈퍼개미들이 경영권을 위협하는 과정에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설익은 소문으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13일 보안장비제조업체인 하이트론은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4.46%(1,270원) 오른 1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가격제한폭(14.92%)까지 오른 것을 포함해 이틀째 상한가다.

하이트론의 급등세는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슈퍼개미 한세희씨와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위로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일 하이트론은 슈퍼개미 한세희씨와의 경영권 분쟁을 방어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하이트론은 신주인수권은 최영덕 대표와 임직원 8명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돌연 12일 신주인수권매각 상대방과 단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정정공시를 냈다. 현재 한씨의 보유지분은 24.05%로 하이트론 길대호 대표 등 임원 두 명의 보유지분(25.53%)과 1.48% 차이에 불과하다.


코스닥상장사 피씨디렉트도 스틸투자자문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불안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피씨디렉트는 6월 말 스틸투자자문이 40% 넘게 보유지분을 확대했다는 공시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치며 주가가 7,270원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낙폭을 키우며 현재 주가가 4,695원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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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투자자문 등이 확보한 피씨디렉트의 지분은 41.14%로 스틸투자자문의 대표는 인수합병(M&A) 전문업체 KYI의 대표 권용일씨로 올해 초 슈퍼개미 김성수씨와 손을 잡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팀스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적이 있다. 김씨는 주가가 상승하자 차익을 실현하고 보유지분을 매각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부터 6개월간 소액투자자들과 손잡고 팀스 지분을 5.88%에서 11.79%까지 끌어 올린 후 2월 장내에 주식을 대량 매도해 차익을 얻었다. 매입단가는 9,875~1만3,397원이었으며 매도가는 1만6,352~2만208원이었다. 경영권을 인수할 목적으로 투자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시세차익만 남기고 빠져버린 셈이다.

문제는 슈퍼개미들과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상장사들의 실적이 잇따라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슈퍼개미의 공격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발행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피씨디렉트는 2ㆍ4분기 실적 매출액이 16% 줄어든 371억원, 영업손실 13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고 밝혔고 하이트론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1ㆍ4분기 5억7,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김씨와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팀스도 지난주 2ㆍ4분기 매출액이 75.10% 줄어든 42억원, 영업손실 4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했다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슈퍼개미들이 경영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공시를 해놓고 시세차익만 남기고 빠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경영권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공시하면 이후 시세차익만 남기고 빠져도 시세조종보다는 공시 위반에 걸리고 이를 처벌하기도 쉽지 않다"며 "또 표면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총소집을 요구하는 등의 행동을 하기 때문에 처벌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까지 가야 과징금 등을 물릴 수 있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도 "슈퍼개미와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기업은 정보가 부족해 경영이 불투명하고 작전세력 등에 얽혀 주가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투자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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