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71·사진) 컬럼비아대 교수는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한국이 저성장을 극복하려면 지식기반 경제를 강화하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 첫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하락은 제조업 중심의 '캐치업(후발추격)' 전략 성공으로 선진국과의 격차가 줄어든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보기 드문 성공사례를 썼던 국가"라며 "다른 국가들에서도 제조업이 성장함에 따라 현재 글로벌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경제는 양질의 노동력과 교육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식기반 경제를 더 강화하고 교육ㆍ헬스케어ㆍ관광ㆍ문화예술 등 서비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성공한 것은 한국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제조업ㆍ수출 일변도에서 탈피해 산업구조 업그레이드와 내수기반 확충에 주력하라는 것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어 "한국이 빈부격차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경제활력을 살리려면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한 북유럽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고율의 세금과 높은 평등수준에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양질의 교육과 복지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면 더 많은 혁신과 기업가정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