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자부 업종별 동향 분석유화·화섬·철강등 상시구조정 갈등 잠복
올해 노사관계는 공기업 노동조합의 파업,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계의 정면 반발, 임금협상 시기의 분산 등으로 1년 내내 전반적인 불안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우려된다.
전업종에 걸쳐 주5일 근무제와 경기회복 가시화에 따른 임금인상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석유화학ㆍ화섬ㆍ철강 등 상시 구조조정 분야에 갈등요인이 잠복하고 있다.
18일 산업자원부가 작성한 업종별 노사동향 분석자료에 따르면 올 노사관계는 발전ㆍ가스 등 공공 부문 노동운동이 최대의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상시 구조조정이 계속될 유화ㆍ화섬ㆍ철강 등의 업종도 갈등요인을 안고 있어 노사관계는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노사관계의 쟁점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근로자 보호요구, 필수공익사업의 범위, 직권중재제도 폐지요구 등이 꼽혔다.
특히 월드컵 대회와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임금협상이 오는 5월 이전이나 7월 이후로 분산돼 불안요인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지방선거와 대선 등 양대선거를 계기로 노동계가 정치세력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은 주요 업종별 노사관계 전망이다.
◆ 자동차
완성차업체의 경우 이미 임단협이 타결된 만큼 당분간 임단협 문제로 인한 분규는 없겠지만 주5일 근무제가 핵심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는 단협 개정을 놓고 지난해 11월부터 특별교섭을 진행했지만 아직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부품업체의 경우 대부분 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만큼 개별 단위보다는 상위단체에 의한 지역별 집단교섭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 조선
이미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데다 수익증가 전망 등으로 다른 업종과는 달리 임금인상이나 복리후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수익증가에 따른 성과급 요구나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증진요구 등이 원만한 노사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단 기능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업문제는 우려되지 않는다.
◆ 철강
다른 업종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하반기 경기회복과 양대선거에 편승한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보철강ㆍ환영철강 등의 경우 매각 관련 고용승계 문제가 불씨가 될 수 있다. 중소업체의 경우 산별 집단교섭 요구로 공동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석유화학
지난해에는 여천NCC의 파업 파장이 컸지만 장치산업의 특성상 노조원수가 적은데다 다른 업종에 비해 근로조건이 좋아 노사갈등에 의한 대규모 분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석유화학의 경기침체로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기계
노조가 월드컵과 선거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다소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1개사의 분규로 280억원 가량의 피해를 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신분보장과 임금인상 등이 주요 쟁점이나 쟁점이 없는 경우 양대 노총의 지도방향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화섬
지난해에는 울산 지역 화섬3사가 파업을 벌였으나 올해는 강경노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극심한 분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관련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이병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