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글로벌 금융시장 확장이 아시아 시장에서 영업하는 영국계 대형 은행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자에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공상ㆍ중국ㆍ건설은행 등 중국의 3개 대형 은행들이 테마섹에서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SC) 지분 17%를 인수하기 위해 최근 몇 달 동안 비공식적이고 조심스럽게 접촉해왔다고 보도했다. 테마섹은 지난 2006년 싱가포르의 재벌 쿠 텍 푸앗 일가로부터 지분 11.5%를 인수한 후 지분을 늘려 10월 말 현재 SC 지분 17.2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이밖에 피델리티매니지먼트가 SC 지분의 5% 가까이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SC는 2005년 한국의 제일은행 지분 100%를 인수해 SC제일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 따라서 중국계 은행들과 테마섹의 거래가 성사될 경우 SC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은 물론 SC제일은행의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계 은행들의 SC 지분인수 추진은 중국 은행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장려하는 중국 금융 당국의 강력한 지원하에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금융 당국은 중국 은행들의 해외인수가 리스크 관리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월 공상은행이 아프리카 최대 은행인 스탠다드은행 지분 20%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FT는 SC가 중국 은행들에 매력적인 이유는 이 은행이 아프리카와 중동ㆍ아시아 지역에서 수익성이 높은 조직을 광범위하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올라 인수 가격이 높아졌지만 현금보유 여력이 큰 중국 은행들에는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중국 은행들의 SC 지분인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익명의 소식통은 “테마섹이 SC의 지분보유를 재무적ㆍ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해 협상에 별다른 진전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테마섹과 중국 측 3개 은행은 지분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SC 측도 협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는 독립은행으로서의 튼튼한 미래가 있다”고 밝혀 지분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