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귀막은 의원들

정말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이익을 걱정해서 소주세율 인상을 반대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정부가 소주세율을 맥주보다 낮은 80%로 정한데는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다. 위스키 주요수출국인 EU 등은 원래 주세를 알콜 농도에 비례해 정하는 종량세제 도입을 주장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알콜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종량세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EU의 주장은 합리적인 것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가 종량세제를 도입하지 못하는 것은 종량세제를 도입할 경우 주세의 큰 몫을 차지하는 맥주의 주세가 크게 줄어들어 세수 확보에 차질이 빚어지는데다 위스키와 소주의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들어 소주업계가 고사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로 인해 가격에 따라 주세를 정하는 종가세제를 택했고 종가세제를 택할 경우 증류주의 세율은 단일화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다. 종가세제를 택한 일본과 칠레의 경우도 EU와의 협상과정에서 그 나라 대중주와 위스키의 세율을 단일화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의 주장대로 소주 세율을 70%로 낮출 경우 위스키 세율도 70%로 낮춰져야 만약 이렇게 되지 않을 경우 EU는 우리나라를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재정경제부는 이같은 입장을 고려해 『소주세율 70%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80%안은 정부의 마지노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소주세율을 70%로 낮추면 4,300억원의 세수부족이 발생하고 위스키 수입급증을 초래하는데다 국민 1인당 알코올소비량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상황에서 고알코올인 소주와 위스키의 소비를 촉진시켜 국민건강을 해칠 수 있다. 국회의원들은 합리적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재홍기자(정경부)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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