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2경제 테마별 점검]반도체 경기회복

D램가격 급등세 지속… 하이닉스 매각 청신호반도체시장이 서서히 살아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 생산품인 D램은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이미 바닥을 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미국 경기의 회복조짐이 나타나면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경기의 회복시기는 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D램 사업 매각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반도체 회복시기 앞당겨질까 국내업체의 주력 반도체인 D램 가격이 폭발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28메가 SD램의 경우 지난해 11월6일 개당 0.93달러까지 떨어졌던 현물가격이 평균 3달러선을 넘어섰다. 기업들이 고정거래선과 계약하는 가격도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 가격은 선발업체인 삼성전자의 제조원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1월 중 D램 사업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적자에 빠졌던 반도체사업이 지난해 말 이미 메모리사업을 중심으로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상반기에 본격 회복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경기의 회복속도에 대해 시장조사기관들의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VLSI리서치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올해 20.6%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며 팹 설비 가동률은 연말까지 9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US뱅콥은 반도체 설비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확장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IC인사이츠는 현재 60% 수준에 머물러 있는 팹 가동률이 연말까지 80~85% 수준으로 회복되지만 세계 반도체 매출은 제로성장에 가까운 1%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어드밴스트포캐스팅(AFI)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모지스 한델스만 AFI 사장은 "올해 회복은 느린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며 "V자 형태의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전망은 결국 미국 PC산업과 통신산업이 얼마나 빨리 살아나느냐에 따라 적중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하이닉스 생존여부 최대 관심 하이닉스가 마이크론과의 협상을 어떻게 매듭짓느냐는 국내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양사의 협상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가 탄생, 업계 판도를 뒤집는 것은 물론 대우자동차 매각과 함께 가장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D램 사업을 팔아 수십억달러 규모의 마이크론 지분을 가져오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메모리반도체와 S램ㆍ플래시메모리 등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로 재탄생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된다. 현재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했던 중국이나 국내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사협회측에 비메모리 라인을 매각하는 방안도 잠정 보류한 상태다. 하이닉스 구조특위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워낙 큰 규모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의 제휴나 매각협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마이크론과의 협상이 성사된 이후의 하이닉스 생존방안을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국부유출의 논란에도 불구, D램 사업 매각을 성사시킬 경우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최대의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하이닉스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경제에 큰 짐이 될 전망이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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