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미(17ㆍ미셸 위)가 끝내 막판 도약에 실패, 올 시즌 메이저 대회 중 최악의 성적을 냈다. 위성미는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까지 영국 블랙풀의 로열리덤 앤 세인트앤스 골프링크스(파72ㆍ6,463야드)에서 펼쳐진 시즌 마지막 여자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8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기록, 최종합계 6오버파 294타로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이로써 위성미는 올 들어 나비스코 챔피언십(공동 3위),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공동5위), US여자오픈(공동 3위) 등 올들어 치러진 다른 3개의 메이저 대회는 물론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했던 이 대회(공동 3위)까지 포함해 최근 5개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나쁜 성적을 냈다.
전날 중간합계 4오버파로 공동 32위에 랭크된 뒤에도 “아직 4라운드가 남은 만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던 위성미는 아무 일도 내지 못한 채 ‘1,000만달러의 몸값’을 무색케 하는 성적에 고개를 떨궜다.
특히 위성미는 이번 대회에서 제대로 ‘몰아치기’를 하기는커녕 하루도 언더파를 치지 못해 우승까지 기대했던 팬들을 실망시켰다. 아무리 코스가 까다로워도 나흘 경기 중 적어도 하루는 언더파를 치는 것이 톱 랭커들의 기본. 그러나 위성미는 이 대회에서 첫 이틀 연속 2오버파의 부진을 보였고 3라운드 이븐파에 이어 마지막 라운드에서 다시 2오버파로 무너졌다.
이날 초반은 장타자답게 연속된 파5홀인 6, 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 언더파를 기록하는 듯 했다. 그러나 파3의 9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해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 후반들어서는 14번홀에서 1타를 줄였으나 바로 다음 홀인 파5의 15번홀에서 트리플보기로 무너져 버렸다. 16번홀에서 곧 버디를 잡았으나 마지막 홀에서 다시 보기를 하면서 결국 오버파 기록을 냈다.
위성미가 이처럼 맥을 못 춘 것은 빡빡한 일정에 지친 데다 이번 대회 코스가 워낙 정교함을 요구하는 터라 장기인 장타력을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성미는 지난 달 남자 메이저 경기인 US오픈예선전을 시작으로 여자 메이저 대회인 US오픈과 LPGA투어 HSBC매치플레이, PGA투어인 존디어 클래식, 다시 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에 이번 브리티시오픈까지 잇따라 대회에 출전했다. 존 디어 클래식에서 더위에 지쳐 기권까지 하는 등 컨디션 난조를 보였으나 프랑스(에비앙)에서 영국(브리티시오픈)으로 강행군을 펼친 것.
이에 따라 체력이 바닥났을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 코스가 워낙 벙커가 많고 러프가 깊어 정확한 샷을 해야 하는 만큼 정신적으로도 지쳤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는 이날만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합계 이븐파 288타로 10위권까지 순위를 크게 끌어 올렸다. 첫날 8오버파로 크게 부진해 간신히 컷을 통과했던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도 전날 3언더파에 이어 이날도 2언더파로 선전하며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를 기록, 이날 1타를 줄인 김주미(22ㆍ하이트)와 함께 1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