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대규모 전산장애가 일어났던 농협의 전산망이 또다시 마비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농협은 2일 오전0시42분부터 3시54분까지 계좌이체 등을 포함한 인터넷뱅킹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체크카드 결제 등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농협은 이번 전산마비가 해킹과는 관계가 없으며 일부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전산장애가 일어난 시간대에 인터넷 뱅킹에 접속한 고객 중 2만5,539계좌(1만6,518명)가 '인터넷 미등록 계좌'로 처리, 전산 거래가 중지됐다.
농협은 이날 오전1시10분께 약 2만5,000계좌를 제외한 나머지 계좌에 대한 인터넷뱅킹 서비스와 체크카드 서비스가 재개됐으며 오전3시54분부터는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일부 전산 거래가 차질을 빚으며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우선 이날 오전8시30분부터 9시22분까지 일선 창구의 업무개시 시점에 영업점 단말기 이상으로 일부 계좌번호의 거래가 중지됐다. 또 오전4시47분부터 오후1시까지는 경제 사업 전산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작업 일부가 누락되면서 면세유ㆍ채움포인트 등의 거래가 불가능했다.
농협은 일부 계좌번호 거래 이상은 2009년 1월28일 신 시스템 도입 이후 개설된 계좌 중 20%가 제대로 읽히지 않은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새벽 프로그램 오류는 계좌번호 오류 여부를 확인하는 '계좌번호 정당성 검증 프로그램' 이상으로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해 신규 계좌 4자리를 읽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인터넷뱅킹과 은행 등 신용사업이 아닌 경제사업 부문(유통)인 하나로마트에서 전산장애가 생긴 데 대해서는 신용 시스템 이상으로 경제사업 전산시스템 데이터베이스를 최적화하던 과정에 일부 작업이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농협 측은 피해 고객에 손해배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까지 접수된 피해 현황은 모두 17건으로 파악됐다.
앞서 농협은 4월에도 해킹으로 추정되는 사상 초유의 전산대란을 일으키며 한 달 가까이 시스템 마비를 겪었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전무이사와 농협정보시스템 대표가 사퇴했고 정보기술(IT) 보안에 수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년여 만에 또다시 전산장애를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