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4일] 내부 고소사태에 휘말린 신한금융

신한은행이 전 은행장인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자체 조사를 통해 신 사장이 은행장 재임시절 950억원을 대출하는 과정에서 배임 및 횡령 혐의가 발견됐다는 것이 고소 배경이다. 은행장을 지내고 현재 그룹 지주회사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으로부터 비리혐의로 고소된 것은 국내 초유의 사태로 후유증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리딩뱅크 가운데 하나인 신한은행이 자칫 경영불안에 휩싸일 경우 금융권 전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 사장이 은행장에서 지주회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대출 내용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에 거액을 대출하며 법을 어긴 사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이에 대해 "은행장은 결제선상 밖에 있어 불법대출이 불가능하다"고 부인함에 따라 사실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가려지게 됐다. 신한은행이 재임 중인 지주회사 사장을 고소하는 '강수'에 담긴 속뜻을 헤아리기는 어렵지만 최고경영층 내부의 갈등이 표출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배구조와 실적 등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의 이번 내부고소 사태는 그룹 출범 이후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은행 이미지 실추가 가장 우려되는 후유증이다. 또 만일 이번 사태가 내부갈등에서 비롯됐다면 신한은행의 성장과정에서 신 사장이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소내용의 사실 여부는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지만 이번 사태로 은행이 부당하게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법대출이 사실인지 여부 및 내부갈등설의 진위 등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만약 시중에 나도는 소문대로 최고경영층의 내부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은 수사를 신속히 진행해 불법대출 및 횡령 여부를 규명, 은행이 부당하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차제에 신한은행 최고경영층과 관련해 떠도는 루머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정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대출과 관련해 비리 소지가 있다면 지배구조 개선을 비롯한 제도개선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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