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고객의 자격


최근 우리 회사의 한 고객이 불만을 품고 항의하던 중 회사 기물을 파손하고 이 과정에서 직원이 상해를 입은 일이 있다. 이 직원은 전치 수주의 진단을 받았다. 고객의 항의 과정에서 종업원이 해를 입었던 경우는 이뿐 아니다. 얼마 전에는 기내에서 흡연하지 말아 달라는 승무원의 제재를 불쾌하게 여긴 한 승객이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직원 멱살을 잡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는 다반사며 여직원에게 성적 수치감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어떤 이유로든 고객을 화나게 한 것은 회사가 반성하고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고객은 왕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무리 고객이 왕이라 할지라도 종업원에게 해를 가하거나 모욕을 줘도 되는 자격까지 갖춘 것은 아니기에 나 역시 수많은 외부 서비스를 이용하며 살아가는 한 명의 고객으로서 과연 나는 진정한 왕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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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시대에 고객 만족은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다. 특히 요즘은 서비스에 대한 대중의 인식수준과 기대치도 높아졌다. 더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정보들이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자칫 잘못된 고객응대로 한순간에 기업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고객을 100% 만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고객이 없는 기업은 존재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고객은 기업이 전심을 다해 모셔야 하는 '왕'과 같은 존재이며 기업은 진심으로 고객을 왕으로 모시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서비스를 주고받는 행위는 사람 사이의 일이기에 최고의 서비스는 고객과 직원이 서로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갖출 때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고객의 몸짓과 말투에 직원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다면 직원의 서비스에도 고객께 전심을 다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연스레 스며들 것이다. 진정한 왕을 전심을 다해 모시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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