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숲 치유기지로 거듭나다] <4> 독일의 숲

프랑크푸르트 '슈타트발트', 한해 방문 인원 600만명 넘어<br>세계 최대 도시숲 '아일렌리데', 하노버시 녹색허파 역할 톡톡<br>국가가 보험 통해 치유비용 지원… "죽어서도 숲으로" 수목장도

프랑크푸르트 슈타트발트를 찾은 인근 지역 주민들이 울창한 나무숲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즐기고 있다.

하노버시의 젊은 여성들이 아이들과 함께 아일렌리데숲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고 있다.

데사우 프리트발트에서 열린 수목장 설명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수목장 감독으로부터 수목장을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안드레아 노이로이터

독일은 나무와 숲이 많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와 달리 집을 나서거나 도심에서 조금만 나가도 숲을 만날 수 있다. 독일은 지난 1840년대부터 숲의 치유력을 알아차리고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데 숲을 적극 활용해왔다. 숲치유를 민간요법인 아닌 대체의학 또는 예방의학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고 국가가 보험을 통해 숲치유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기도 하다. ◇테마별 숲놀이터가 있는 프랑크푸르트 '슈타트발트'=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은 가까이 있는 숲에서 건강을 다진다. 6,000㏊에 이르는 거대한 '슈타트발트(도시숲)'가 프랑크푸르트 남서부와 인근 도시에 걸쳐 있다. 프랑크푸르트시 인구가 68만여명인데 이곳 슈타트발트를 찾는 연인원은 600만명을 넘어선다. 프랑크푸르트시는 이곳에 녹색띠 숲길 450㎞를 조성해 시민들이 언제나 편리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80㎞의 승마길을 마련했고 교육을 위한 탐방로와 레포츠길 4개를 구축했다. 1,600개 쉼터 벤치와 25개의 대피소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숲을 적극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거지 인근 7 곳에는 14세 이하만 사용 가능한 곳, 연령제한이 없는 곳,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곳 등 각기 다른 테마의 숲놀이터를 만들었다. 연간 70만~100만명이 이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이와 어른이 함께 숲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숲교육장인 발트하우스(Waldhaus)를 마련,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도시 숲 치유기지 하노버 '아일렌리데'='오리나무(Ellen) 늪지대(Riede)'라는 의미의 하노버시 도시숲 '아일렌리데'는 도시 안(도시 중앙에서 2㎞)에 위치한 산림 숲으로 크기가 640ha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하노버시의 녹색허파 역할과 함께 시민들의 건장증진의 장이 되고 있다. 목재생산을 위한 경영숲으로 활용되다가 19세기 말 도시가 팽창하고 도시민 삶의 패턴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휴양과 요양 등 도시민의 치유숲으로 기능이 변모했다. 하노버시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숲을 조성했다. 숲길 80㎞, 자건거길 38㎞, 승마길 11㎞ 등 총 130㎞의 길을 만들어 시민 누구나가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04년에는 3.5ha 규모의 숲교육장인 발트스타티온(Waldstation)을 조성해 숲에 관한 모든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학교들은 이곳을 자연교육ㆍ생태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학생들에게 자연의 소중함 등을 지도하고 있다. 안드레아 슈하하브(39)씨는 "5세 된 아담과 10개월 된 엘리아스와 매일 숲에 온다"며 "숲은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인들에게 상쾌함과 동시에 정신적 안정을 가져다 주며 어린이들에게는 놀이터인 동시에 자연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수목장 인기도 대단=독일 사람들은 살아서도 숲을 좋아하고 죽어서도 숲을 사랑한다. 수목장 인기가 대단하다는 얘기다. 독일 전역에서 수목장이 이뤄지고 있는 치유기지는 모두 41개소. 수종은 물론 산림 규모, 접근성 등 수목장이 적합한 국공유림을 활용하고 있다. 16개주 중 13개주에서 수목장이 이뤄지고 있다. 수목장 치유기지를 이용한 사람이 이제까지 22만명에 달하고 계약인원은 80만명을 넘고 있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수목장 회사인 프리드발트의 매출 또한 급증해 올해 1,000만유로가 무난할 정도다. 데사우 프리드발트 수목장 설명회에 참석한 바에르벨 스타아케(72)씨는 "아들 부부와 함께 설명회에 참석했는데 처음에는 이해 못해 마음이 무거웠으나 유네스코 보존지역으로 아주 조용하고 나무가 우거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에 99% 정도 이곳에 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데사우 프리드발트 수목장 감독 얀코 파우플레르(40)씨는 "2008년9월 수목장 치유지구로 문을 연 이후 현재까지 400명이 이곳에 묻혔다"며 "유네스코가 보존지역으로 지정할 만큼 귀중한 산림"이라고 밝혔다.
“숲치료 받은 약물중독자 75%이상 정상생활”
■안드레아 노이로이터마약환자 숲치유 프로그램 운영자 "그동안 약물중독자ㆍ정신장애아 등을 대상으로 숲 치유를 해왔습니다. 의학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부문을 자연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이제는 집 없는 아이들, 폭력으로 감옥 가는 아이들 등 사회에서 소외된 아이들을 일하고 싶습니다." 약물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숲 치유로 유명해진 독일 환경교육자문회사 아릴루스(Arillus)사의 연구원 안드레아 노이로이터(37ㆍ사진)씨는 "약물중독자 10명 한 팀을 식량ㆍ연료ㆍ식수 제공 없이 텐트 1개만 주고 일정기간 숲에서 살도록 했는데 이들이 능동적이고 자율적인 활동을 하며 약물중독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봤다"며 숲 치유의 효과를 소개했다. 노이로이터씨는 "도시 치료병원에 있던 약물환자들은 대개 공격적이고 우울해져 있는 상태"라며 "숲에서의 치유 프로그램 이후 치유병원에 가지 않고도 75% 이상이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약물중독자 자활 프로그램인 나미비아 테라피팜 컨설팅도 담당하고 있는 노이로이터씨는 "숲에서 많은 사람을 동시에 치유하기는 어렵다"며 "가까운 지역에 있는 소외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 기획은 복권기금(산림청 녹색자금)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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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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